한국은행 0.50%p 빅 스텝, 기준금리 연3% 진입

한동훈
2022년 10월 12일 오후 1:06 업데이트: 2022년 10월 12일 오후 1:06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3%대로 올라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12일 개최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에서 3.00%로 0.50%포인트 올렸다.

3%대 기준금리는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한은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석 달 만에 또다시 빅 스텝을 내디뎠다. 치솟는 물가와 환율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5%로 예상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8월 제시한 5.2%보다 0.3%포인트 높다.

IMF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망치 2.3%에서 2.6%로 높였지만, 내년 전망치는 2.1%에서 2.0%로 낮췄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예상됐다. 역시 한은 예상치(3.7%)보다 높은 수치다.

한국 통계청 조사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으로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다. 올해 7월 6.3%, 8월 5.7%보다는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5% 중반대에서 머물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4%대를 넘어선 것은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그동안 4%가 정부의 방어선으로 여겨져왔으나, 이보다 1%포인트 높은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금통위는 지난 2020년 3월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췄고, 같은 해 5월 0.50%로 다시 낮춰 1년 3개월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금리 정상화 신호를 발신했고,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베이비 스텝을 내디뎌왔다.

그러나 환율과 물가 상승으로 경제에 비상이 걸리자 금통위는 지난 7월과 이번 10월 두 차례 연속 빅 스텝으로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끌어올리며 돈줄을 죄고 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로 인한 환율과 물가의 추가 상승 우려가 깔려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며 3.00~3.25% 범위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은 올해 11월 0.75%포인트 추가 인상이 유력하다.

한미 양국 간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외국인 자금은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미국으로 빠져나가고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

이번 인상으로 한국 기준금리가 3.00%로 올라서면서 미국(3.00~3.25%)과의 차이는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11월 연준이 또 한 번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