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외국인이 한국인 친구에게 소개해 준다는 ‘닭요리’

이서현
2021년 02월 9일 오전 11:16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30

한국인이 외국인 친구를 따라가 처음 먹어본다는 한국 요리가 있다.

A씨는 일본인 친구가 서울에 놀러 오자 서울에 살지는 않지만 아는 대로 이런 저런 정보를 줬다.

그러자 일본인 친구가 ‘닭한마리’를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한국말을 잘 못 하는 일본 친구가 그냥 닭으로 만든 요리를 원하는 줄 알았다.

혹시나 검색해봤더니, 진짜 ‘닭한마리’라는 음식이 있었다.

A씨는 의아했다. 음식 모양을 보니 백숙이나 삼계탕 같은데 왜 닭한마리라고 하는지.

주변에 물어봤더니 예상대로 닭한마리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진 한 누리꾼의 사연이다.

한국인 중에는 의외로 ‘닭한마리’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름마저 너무 정직해(?) 처음 듣는 사람은 이게 음식 메뉴라는 생각도 못한다.

tvN ‘집밥 백선생’

정확하지는 않지만 닭한마리는 970년대, 서울 중부의 한 식당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닭백숙을 빨리 먹으려는 사람들이 “닭 한 마리 주소!”를 외치던 것이 고유명사로 굳어졌다는 것.

닭백숙과 차이라면 세숫대야같이 큰 양은냄비에 고기가 부위별로 잘려 나온다는 점이다.

여기에 감자, 떡, 대추, 버섯 등을 함께 넣고 끓인 후 고춧가루와 간장으로 만든 소스에 찍어 먹으면 별미다.

또 건더기를 다 건져 먹은 후 국물에 칼국수나 죽을 끓여 먹는 게 일반적이다.

MBC 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현재도 동대문, 종로와 을지로 부근에는 닭한마리만 취급하는 전문점이 많다.

그러니 ‘닭한마리’는 서울에서도 일부 사람만 아는 음식이 됐다.

반면 한국 관광과 관련해 외국 매체에는 소개가 많이 된 덕분에 외국인에게는 꽤 친숙하다.

맵거나 짜지 않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다 보니 관광객들이 가장 먹어보고 싶은 음식으로도 꼽힌다.

코로나 사태 이전 유명 닭한마리 식당은 늘 전 세계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지난해 12월 방한해 서울 종로구 ‘닭한마리 식당’을 찾은 스티븐 비건 전 미 국무부 부장관 | 연합뉴스

특히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였던 스티븐 비건은 방한할 때마다 서울 숙소 근처 닭한마리 식당에 들르는 것으로 유명했다.

또 엠넷 ‘프로듀스48’에 출연했던 미야자키 미호도 한 방송에서 “한국인 친구에게 닭한마리를 먹으러 가자고 하니 모르더라. 데리고 갔더니 한국인 친구가 맛있게 먹더라”는 경험담을 털어놨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나도 아는 일본애 때문에 알게 됐다” “서울 와서 처음 먹어봄” “스티븐 비건 때문에 알게 됨” “작년에 처음 먹어보고 기절함” “닭곰탕은 극혐인데 닭한마리는 맛있더라”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