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교육 도입’ 전 백악관 관료, 공금 횡령 혐의 구속

한동훈
2021년 04월 28일 오전 9:37 업데이트: 2021년 04월 28일 오후 1:19

전직 백악관 관료가 자신이 설립한 학교 공금 21만8005달러(약 2억4천만원)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뉴욕주 남부지방검찰은 27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교육 분야 수석고문을 지낸 세스 앤드류(42)를 공금횡령, 돈세탁, 허위진술 등의 혐의로 이날 오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앤드류 전 고문은 자신이 설립한 차터스쿨(자율형 공립학교) ‘데모크라시 프렙’ 공금을 횡령해 이 중 절반 이상을 자기 소유의 뉴욕 맨해튼 고가 아파트 모기지론 납입자금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기지론 대출 시 납입금이 클수록 저금리가 적용된다. 앤드류 전 고문은 수백만 달러의 아파트 모기지론 대출을 저금리로 이용하기 위해 공금을 금융기관에 송금하면서 자금 출처를 허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앤드류가 학교 설립자로서 지위를 남용해 학교 공금을 횡령했다”며 “이번 체포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부지런한 수사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앤드류 측 변호인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 답변서에서 “오늘 아침에 검찰 측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을 받아 검토하고 있다”며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할 것”라고 전했다.

앤드류는 지난 2005년 뉴욕 할렘에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스쿨(Charter school·자율형 공립학교)을 설립하고 직접 교장으로 취임해 학교를 성장시켰다.

이 학교는 지난 2012년 한국에 “한국식 수업 및 한국식 교육모델을 적용한 미국 학교”로 보도되며 유명세를 끌기도 했다. 여기에는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했던 앤드류 당시 교장의 경험이 뒷받침됐다.

데모크라시 프렙은 프렌차이즈화 후 승승장구하며 현재 미국 전역 21개 학교에 6500명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교장직에서 물러난 앤드류의 비리사실은 지난 2019년 취임한 프렌차이즈 새 최고경영자(CEO)가 과거 회사 기록을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해, 조사를 의뢰하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학교 측은 “앤드류 교장은 2013년 프렌차이즈를 떠났다”면서 “그의 행위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가치,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과 그 가족들에 대한 심각한 배신”이라고 논평했다.

앤드류는 교장 재임 시절,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훈육, 존중, 열정, 책임감, 성숙함이 학교의 핵심 가치”라며 엄격한 규율을 통해 학생들에게 이런 가치를 교육하고 있음을 전했다.

그러나 바로 그 시기에 거액의 학교 공금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적발되면서, 자기자신부터 엄격한 규율을 실천하는 ‘솔선수범’의 가치를 배우지는 못했음을 드러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