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이어 일·EU도 “대만 평화” 언급…중국은 맹비난

2021년 05월 29일 오후 2:38 업데이트: 2021년 05월 29일 오후 3:18

한미 정상이 대만을 언급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유럽연합(EU)와 일본 역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수호를 선언했다.

공산주의 중국이 자유 대만을 향한 군사적 위협의 강도를 높여가는 상황에서 한국·미국·EU·일본이 연합해 대응하는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27일 EU 주요 기구 수장들과 화상 정상회의를 가졌다. 대만해협의 안정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돌발행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스가 총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정세를 주시하고 있다”며 “양안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EU와 일본 정상이 성명에서 대만해협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16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대만해협의 평화를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이 공식성명에서 대만을 언급한 것은 52년 만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자유롭고 개방된 미래가 보장될 수 있도록 중국의 도전에 공동 대응하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및 북한 문제 등에서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공동성명에서 대만이 언급된 것과 관련해 “중국의 내정”이라며 “간섭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대만 외교부는 “미일 양국이 (대만) 주변의 안보 보장에 관심을 두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최근 수개월간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을 늘리고, 전투기 등을 100차례 이상 출격시키며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의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대한 위기감과 관심을 증폭시켜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영국은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 사상 최초로 아시아에 작전 배치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국제법의 정당성, 영국의 가치관과 군사력을 중국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강경하게 말했다.

프랑스는 해군 함정을 보내 쿼드(Quad) 가입국인 미국·일본·호주와 해상 훈련을 진행하며 손발을 맞췄다. 독일은 올해 안으로 호위함을 아시아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8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과 EU 정상을 향해 “중국을 공격하거나 모독하면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잘 처신하라”고 경고했다.

/류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