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지 ‘셀’ 논문 “mRNA 코로나 백신, 전체 사망률 영향 0”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23년 05월 15일 오후 2:35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14

덴마크 연구팀, 제조사 임상데이터 재분석
화이자·모더나 백신, 코로나19 사망률 감소
반면, 심혈관계 사망률은 증가…효능 상쇄
접종지역 의료 환경 차이 때문이라는 비판도

화이자, 모더나가 제조한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사망률 개선 효과가 사실상 ‘제로(0)’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 기반의 두 백신은 코로나19 감염 사망률을 낮출 순 있지만, 동시에 심혈관계 질병 사망률이 높아져 종합적으로는 효능이 상쇄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세계 최고 권위의 생물학 저널 ‘셀(Cell)’에 게재된 서던덴마크대학 연구팀 논문에서 제시됐다(논문 링크).

연구에 따르면 mRNA 백신이 아닌 백신은 사망률 개선에 긍정적 효능을 보였다.

존슨앤드존슨(얀센) 백신 등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활용한 백신은 코로나19 사망률을 낮추면서 심혈관계 질병 발병률을 높이지 않아 전반적으로 사망률을 떨어뜨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덴마크 고등과학 연구소 및 서던덴마크대학 소속 크리스틴 S. 벤 박사는 논문에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과 mRNA 백신의 효능 차이가 사실이라면 글로벌 보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신은 구매와 접종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투입된다. 특히 mRNA 백신은 영하 20~70℃에서 보관해야 해 변질에 따른 교체 비용, 행정 비용 등 콜드체인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실질적인 사망 예방 효능이 미미하다면 향후 비슷한 전염병 사태 시 mRNA 백신을 위주로 한 방역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등 백신 제조사들이 공개한 ‘무작위 통제 임상시험(RCT)’ 데이터를 재분석했다.

‘무작위 통제 (임상)시험’은 A/B 테스트라고도 불리며 대조군(A안)과 실험군(B안) 두 개 그룹을 비교하는 대조실험으로, 약물이나 치료방법의 효과를 연구하기 위한 기본적인 실험 방법이다.

연구팀은 mRNA 백신의 경우 화이자, 모더나, 큐어백(CureVac)이 각각 실시한 무작위 통제 임상시험 데이터 3건을 분석했다.

또한 아데노바이러스-벡터 백신에 대해서는 얀센, 아스트라제네카(미국·중남미, 남아프리카, 영국·브라질), 스푸트니크V, 여러 백신 조합 등 6건을 분석했다.

분석은 백신을 투여한 실험군과 위약(가짜 백신)을 투여한 대조군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사망률은 ▲코로나19 감염 ▲심혈관 질병 ▲그 외 비(非)코로나19 사망 ▲사고사 ▲기타 등 사인별로 나뉘어 조사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최종 결과에서 큐어백 백신은 제외하고 다만 참고용으로만 기록했다. 제조사인 큐어백이 자사의 mRNA 백신(1세대) 효능이 낮다며 유럽의약품청 승인 신청을 자진 철회했기 때문이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각각 자체적으로 실시한 무작위 통제 임상시험에서는 총 7만4193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3만7100명에게는 백신을, 3만7083명에게는 위약을 투여했으며, 전체 사망자는 61명(백신 접종 사망자 31명, 위약 접종 사망자 30명)이었다.

AZ, 얀센, 스푸트니크V 무작위 통제 임상시험은 6건 중 5건에서 총 12만2164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7만2138명에게는 백신을, 5만26명에게는 위약을 투여했다. 전체 사망자는 46명(백신 접종 사망자 16명, 위약 접종 사망자 30명)이었다.

연구를 이끈 벤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백신 종류에 따라 전체 사망률과 각각의 사망 원인에 따른 사망률을 계산했다”며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진짜를 맞은 실험군이나 가짜를 맞은 대조군 모두 종합적인 사망률에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유형에 따른 사망 예방효능. 위쪽이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 아래쪽이 mRNA 백신의 실험군 및 대조군 간 차이를 나타낸다. | 서던 대학교 연구팀 논문 수록 이미지

벤 박사에 따르면 실험 대상 백신 중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춘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가 유일했다. AZ 백신은 심혈관계를 비롯해 코로나19를 제외한 다른 질병으로 인한 사망도 떨어뜨려 전반적인 사망률 개선 효과도 우수했다.

같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제조된 얀센 백신의 경우, 코로나19 사망률을 낮추진 못했지만, 다른 질병에 대한 사망률을 감소시켜 전반적으로는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벤 박사는 “이는 위약과 비교해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이 유익한 비특이적 효과가 있어 비코로나19 질병의 위험을 감소시켜 준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비특이적 효과’는 치료나 약물 자체의 효능은 아니지만, 환자 스스로가 치료를 받았다고 느끼는 데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가리킨다.

연구팀은 각 백신 제조사들의 데이터는 대체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얻은 것이라며 “현실 세계에서는 mRNA 백신 역시 종합적으로는 사망률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결론 내렸다.

덧붙여 “비코로나19 사망에 대한 백신 간 사망률의 차이는 흥미롭다”며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코로나19 백신이 접종이 시작된 후 일부 학자들은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의 전체 사망률이 접종 이전에 비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링크).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확산,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과도한 방역 통제 등이 거론된다.

이번 논문이 실린 ‘셀’은 생명과학에 특화된 격주간 학술지로 사이언스, 네이처와 함께 세계 3대 학술지로 꼽힌다. 그러나 게제하기까지는 제법 우여곡절이 있었다.

벤 박사는 “동료학자들의 검증을 거치기 전 단계였던 지난 2022년부터 논문을 실어줄 학술지를 물색했지만, 몇몇 학술지들이 이유 없이 게재를 거부하는 바람에 시간이 지체됐다”고 털어놨다.

이번 연구에 대해서는 비판도 제기된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의과대학의 의학 교수인 데이비드 불웨어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연구가 잘못 설계됐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지역에 따른 차이점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불웨어 박사는 AZ 백신 임상 데이터가 주로 중남미와 남아공에서 수집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 지역의 질병 상황과 의료 서비스 환경이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접종된 미국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불웨어 박사는 미네소타와 이스라엘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예로 들어 “실제 데이터는 논문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며 “mRNA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보다 코로나19 에 대한 효능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접종 지역의 환경이 백신 효능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연구팀 역시 시인했다.

연구팀은 논문 한계점으로 “모집단의 질병 상황이나 제공받는 의료 수준의 차이가 백신의 효능 측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연구 데이터에서 화이자, 모더나 접종자에게 더 좋은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보장됐다는 시사점을 발견했다고 했다.

하지만 벤 박사는 이 연구는 근거수준 피라미드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위약을 이용한 무작위 통제 임상시험 데이터의 메타 분석에 기초하고 있다”며 “핵심은 백신 유형에 따른 전반적인 사망률”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웨어 박사의 지적에 대해 “그는 코로나19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우리는 모든 사인에 대한 사망률을 연구했다”고 반박했다.

덧붙여 “코로나19에 걸리는 게 죽는 것보다 나쁜 게 아니라면, 어느 백신이 코로나19를 더 잘 막아주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