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당해 ‘난치병’ 걸린 남학생이 척추에 주삿바늘 꽂으며 이 악물고 학교 다닌 이유

김연진
2019년 11월 25일 오후 3:37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46

복합통증증후군(CRPS). 외부 자극에 의한 통증이 극도로 심각한 정도로 느껴지는 만성 신경성 질환이다.

쉽게 말해 피부를 스치는 바람에도 ‘출산의 고통’을 느끼게 한다. 심지어 난치병으로, 통증을 견디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박모(18)군은 복합통증증후군을 앓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당시 학교폭력을 당해 그 후유증으로 생겨났다.

하지만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6년간 이 악물고 버티며 학교를 다녔다. 이번 2020학년도 수능까지 치렀다. 굴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기 위한 마음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25일 서울신문은 학교폭력 피해자 박군의 사연과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군은 중학교 1학년이었던 2014년 4월 학교폭력을 당해 복합통증증후군이 생겼다.

가해 학생에게 떠밀려 차에 치인 뒤 극한의 통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후 박군과 그의 가족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됐다. 박군의 부모는 아들을 보살피기 위해 직업을 포기했고, 박군은 병원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맞으며 통증을 견뎌야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파수꾼’

박군의 허리에는 항상 주삿바늘이 꽂혀 있었다. 한 뼘 길이가 넘는, 차갑고 날카로운 주삿바늘은 박군에게 너무나 큰 고통이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박군은 고개를 떨굴지언정 무릎을 굽히지는 않았다.

특수학교 대신 일반 학교를 다니고, 남들처럼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고 싶었다.

또한 수능에도 응시했다. 시험시간에 고통을 참기 위해 다리에 마취 패치를 붙인 채로 시험을 치렀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박군은 응급실에 실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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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의 어머니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남들은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게 목표지만, 저희는 수능을 치러내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여전히 아들과 하루하루 견뎌내야 하는 일상이지만, 해냈다는 성취감도 크다”고 덧붙였다.

박군의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의 아름답고 고귀한 도전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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