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탈환한 공화당 “바이든 일가 비리부터 조사할 것”

조영이
2022년 11월 19일 오전 9:49 업데이트: 2022년 11월 19일 오전 9:58

4년 만에 미국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차기 의회(118회, 23년 1월 임기 시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의 각종 의혹을 ‘최우선’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바이든 대통령,이익에 휘둘렸는지 밝혀낼 것”

차기 하원 감독위 위원장으로 알려진 공화당 제임스 코머 의원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 헌터 바이든의 사업 거래에 직접 관여했다”며 “이번 조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왜 국민들에게 가족의 사업에 대해 거짓말을 했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코머 의원은 이어 “하원 감독위는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의 돈과 영향력에 휘둘리거나 타협했는지를 평가할 것”이라며 “대통령 일가와 외국 비지니스 파트너들의 관계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그 일가가 저지른 범죄의 증거를 발견했다며 조사 결과를 요약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바이든 일가, 국제 인신매매에도 연관”

코머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과 헌터 바이든의 신용카드, 은행 계좌 등이 섞여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 며 “바이든 일가의 사업거래는 인신매매부터 헌법 위반까지 광범위한 범죄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코머 의원은 “미국 은행들은 바이든 일가의 사업 거래 중 150건 이상을 SAR(의심거래보고)에 등록했다”며 “한 은행이 재무부에 제출한 SAR에 따르면 헌터와 그의 비즈니스 관계자들은 국제 인신매매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코머 의원은 재무부가 헌터와 관련된 SAR 기록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내년 의회에서 소환권을 발동해 관련 기록을 계속해서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은행은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거래가 발생하면 거래 내역을 SAR로 기록하고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국에 제출하게 돼 있다. 자금 세탁 및 탈세와 같은 금융 범죄를 단속하기 위해서다.

“헌터가 가족사업 지휘…중·러 같은 강력한 적들과 엮여있어”

코머 의원은 조사 결과 바이든 일가가 러시아와 중국 등 50여 개국과 거래했으며, 헌터 바이든이 거래를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코머 의원은 “바이든 일가는 미국의 가장 강력한 적들과 엮여 있었다”며 “예를 들어,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용 코발트 공급업체 가운데 하나를 중국에 팔려고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머 의원은 “또 다른 중국 관련 거래에는 천연가스 판매도 있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 거래에 대해 10%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헌터는 2017년부터 중국 거대 에너지기업인 중국화신에너지(中國華信能源·CEFC)의 최고 경영진과 천연가스 계약을 체결했다.

또 다른 이메일을 보면 헌터는 사무실 건물주에게 “새로운 동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사무실 열쇠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새로운 동료는 조 바이든, 질 바이든, 짐 바이든(바이든 대통령의 동생)”이라고 밝혔다. 헌터는 필요할 경우 참고하라며 아버지 조 바이든과 삼촌 짐 바이든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줬다.

이 조사 결과에 대해 코머 의원은 “자기 가족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이 개입하는 것은 최고 수준의 (권력) 남용”이라며 “하원 감독위의 조사는 바이든 대통령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차기 하원 법사위원장이 될 공화당의 짐 조던 의원 등이 배석했다.

백악관 “정치적 공격일 뿐…바이든 아들 사업에 대해 전혀 몰라 ”

공화당의 발표를 두고 이언 샘스 백악관 법률고문실 대변인은 “정치적 동기를 품은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샘스 대변인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정치적 공격으로 인해 우선순위 정책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받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공화당원들이 정치적 보복에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대신 국정 우선순위 현안을 처리하는 데 동참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의 사업 거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관여하지 않았다고 거듭 부인해 왔다. 지난 9월 한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내 아들 헌터와 관련해 나나 미국에 영향을 줄 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대선 중 이른바 ‘헌터 스캔들’이 수면 위로 부상했지만, 당시 바이든 캠프와 민주당은 ‘가짜 뉴스’라며 이를 일축했었다. 공화당은 이후에도 내부 고발자 증언을 검토하고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 하드디스크 내용을 복원하는 등 바이든 일가 비리를 조사해왔다.

한편 헌터 바이든은 이미 탈세, 자금세탁, 외국 기업 로비 등의 혐의로 지난 2020년부터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