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사망’ 미국 항의시위 폭동으로 격화…주 방위군 동원령 확산

카타벨라 로버츠, 한동훈
2020년 06월 1일 오전 12:33 업데이트: 2020년 06월 1일 오전 10:03

미국에서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항의로 촉발된 폭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치안 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 동원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30일(현지 시각) 텍사스, 조지아, 콜로라도, 미주리, 유타, 로스앤젤레스 주가 폭력적으로 변질된 시위를 통제하기 위해 주 방위군 동원하는 지역에 합류했다.

조지아주의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지역 내 지도자들과 많은 논의를 거쳐 일요일(31일) 예고된 시위에 대비해 최대 3천명의 주 방위군 동원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켐프 주지사는 “잘 훈련된 주 방위군이 평화를 유지하고 조지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 집행에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타주의 게리 허버트 주지사도 트위터를 통해 “주 정부는 폭력과 약탈을 규탄한다”고 밝혔고, 미주리주의 마이크 파슨 주지사는 “주 방위군과 고속도로 순찰대가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텍사스주 그레그 애벗 주지사도 “텍사스인들은 수정헌법의 모든 기본권을 보장받지만 폭력과 약탈은 안 된다”며 주 방위군 동원령을 발령했다.

콜로라도주 주도인 덴버시에서는 30일부터 월요일까지 매일 오후 8시부터 오전 5시까지 야간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위반 시 999달러의 벌금 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지만, 의료·안전 등 필수직종 근무자와 직장 출퇴근자는 금지령에서 면제된다.

이밖에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주 방위군이 도시 치안 유지에 나섰고 오하이오, 워싱턴, 위스콘신, 켄터키, 컬럼비아에서도 주 방위군이 동원됐다.

지난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사기 혐의로 백인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무릎에 목이 눌려 질식사했다.

이 사건으로 미 전역에서는 항의 시위가 번졌고, 사건이 벌어진 미네소타주에서는 다른 주에서 넘어온 시위대가 합류하면서 방화와 기물파손 등 폭력행위가 급증해 세계 2차 대전 이후 최초로 방위군 총동원령이 내려졌다.

특히 이번 사건은 플로이드 사망 장면이 체포 당시 주변에 있던 한 시민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겨 영상으로 공개되면서 더욱 파장이 컸다.

해당 영상에서는 플로이드가 자신을 체포한 경찰관 데릭 쇼빈(44)에게 죽이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지만 8분여 동안 목이 눌리며 고통을 겪었고, 이 광경을 주변에서 보고 있던 시민들이 경찰에게 항의했지만 시민들의 목소리는 묵살당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에 따르면 플로이드는 두 아이의 아버지이며, 그의 체포에 관여했던 경찰관 데릭 쇼빈과 동료 3명은 모두 해임됐다.

미니애폴리스와 같은 생활권으로 분류되는 세인트폴의 멜빈 카터 시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들이 플로이드의 죽음에 평화적으로 항의하고 있지만 대부분 시위가 혼란스러운 폭동과 대규모 약탈로 변질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폭력 선동을 위해 주 경계선을 넘는 것은 연방법을 위반하는 범죄”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 미니애폴리스 폭도의 80%가 다른 주에서 들어온 사람들이었다”며 “이들은 평화와 평등을 원하고 가족을 부양하는 소상공인(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가정들, 건강한 지역사회와 근면한 미니애폴리스 주민들을 해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