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反이민’ 르펜, 마크롱과 결선 진출 예상

김윤호
2022년 04월 11일 오후 1:12 업데이트: 2022년 04월 11일 오후 2:18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 후보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을 위협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일요일 프랑스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1차 투표에서 마크롱은 28%, 르펜은 24%의 득표율로 1, 2위를 차지해 이달 24일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예측됐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오피니언웨이 등 프랑스 주요 여론조사기관들은 이날 오후 8시 일부 투표소 초기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출구조사와 통합된 이 조사결과는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는 좌익 공산주의 후보에서부터 극우 반이민 후보까지 11명의 도전자들이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저지에 나섰다.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2위를 기록한 르펜 후보를 제외한 다른 도전자들은 패배를 인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개표 예측이 발표되자, 지지자들에게 “아직 선거가 끝나지 않았다. 4월 24일 결선 투표가 프랑스와 유럽의 향방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프랑스에서는 20년 만에 재집권하는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르펜 돌풍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재선 가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여론조사까지만 해도 마크롱의 재선은 낙관적이었다. 친(親)유럽연합(EU) 성향의 중도주의자인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서의 적극적 태도와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손쉽게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마크롱 정부가 추진 중인 정년 연장에 대한 반대여론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이 닥치면서 지지율이 급락했다.

마크롱의 난민 친화적인 이민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프랑스는 지난 수년간 난민 유입으로 치안 악화, 사회 통합성 저하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특히 이슬람 난민들은 프랑스 사회에 융화되길 거부하고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고집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갈등의 씨앗이 됐다.

젊은층은 구직난과 어두운 미래 전망 속에 자국민보다 이민자에 신경쓰는 마크롱 정권에 회의감을 나타내고 있다.

때마침 르펜 후보는 극우적인 목소리를 낮추고 반이민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일자리 강화, 연금 보호 등 프랑스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내세워 표심을 공략했다.

르펜 후보는 “약자 보호주의, 엘리트 주의로 멍든 프랑스를 통합하고 프랑스의 질서를 회복시키겠다”고 약속했고, 20대 청년 유권자들은 그녀에게 열광하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18~24세 유권자 56%가 결선 투표에서 르펜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펜 후보는 2017년에도 대선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과 대결한 바 있다. 당시에는 마크롱이 66.1%의 득표율로 33.9%에 그친 르펜을 압도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결선 투표에서 르펜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9%에 이른다. 따라서 역대 결선 투표에서 최소 표차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후보는 득표율 예상치 21.4%로 3위가 유력하다. 멜랑숑은 극우 집권을 막아야 한다며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