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파크’ 최근 에피소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청샤오눙(程曉農)
2019년 10월 18일 오후 2:19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9

미국 시민 랜디 마쉬는 돈을 벌기 위해 중국에 가서 대마초를 팔아보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 그러나 마리화나를 가지고 중국에 도착한 랜디는 세관 검사에서 적발돼 체포돼 감옥에 갇힌다. 그곳에서 랜디는 수감자가 학대당하고 피살되는 것을 직접 목격하고 억지로 공산당을 찬양하며 중얼거린다. “이건 무슨 정신병원이야!” 그러나 기업가들이 앞다퉈 중국 공산당의 환심을 사려는 것을 보면서 랜디 역시 변하고 마침내 흉악한 살인을 저지르기에 이른다. 악마의 손을 잡으니 돈 버는 길이 열린다. 랜디는 마리화나를 판매할 수 있게 되자 “중국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좋은 제품”이라고 광고한다. 마침내 거액을 벌어 미국의 고향으로 금의환향한 랜디. 가족과 만나 대화를 나눈 랜디의 얼굴에는 누군가의 핏자국이 묻어 있다.

이상은 미국 풍자 애니메이션 ‘사우스파크’ 시즌 23, 에피소드 2화의 대략적 줄거리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중국의 열악한 인권상황이 소재가 됐다. 돈에 눈먼 할리우드 영화사나 대기업이 공산당의 잔악한 범죄를 묵인하는 내용도 담겼다.

극중 랜디의 살인장면은 그려지지 않지만, 결말에서 랜디의 얼굴에 튄 누군가의 핏자국은 그가 번 거액이 피묻은 돈임을 암시한다. 극 전체의 심각성과 냉혹성을 강조하는 장치다.

미국과 세계패권을 다투는 ‘공산주의 대국’ 중국의 열악한 인권상황은 의혹이 아니라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노동교양소’로 불리는 강제 수용시설은 ‘검은 소굴’로 불리며 악명을 떨치고 있다.

지난 2012년에 미국인 여성 줄리 케이스는 할로윈 용품을 샀다가 속에서 편지 한 장을 발견했다. 편지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선생님, 이 물건을 어떻게 구매하셨든지, 이 편지를 세계인권기구에 전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곳에서 중국 공산당 정부의 탄압을 받는 수천 명은 당신께 영원히 감사드리며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미국 지방신문 ‘오레고니언’은 2012년 12월 24일, 미국 오리건주에 사는 줄리 키스(Julie Keith) 씨가 중국 마싼자에서 온 구조요청 편지를 발견한 사실을 보도했다. | 홈페이지 캡처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강제로 하루 15시간을 일해야 합니다. 토요일, 일요일 휴식도 없고 다른 휴일도 없습니다. 어떤 이는 난폭한 언사와 함께 구타를 당하거나 고문당합니다. 임금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 달 10위안(약 1700원)….”

케이스가 이 편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린 후, 서방 언론은 이를 상세히 보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정부도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몇 년 후, 구조요청 편지의 주인이 밝혀졌다. 그는 쑨이(孫毅)라는 이름의 파룬궁 수련자였다. 중국의 수련단체인 파룬궁은 신장 위구르족, 지하 기독교인들과 함께 가장 심각한 인권탄압을 받는 대상이다. 그중에서도 파룬궁 수련자들의 피해규모나 정도가 가장 크다.

쑨이는 마싼자 노동교양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후 중국을 떠나 제3국으로 건너가, 자신의 편지를 들고 마중 나온 케이스를 만날 수 있었다.

쑨이의 탈중국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는 형기 만료 출소 후에도 경찰의 끊임없는 괴롭힘과 재산압류에 시달렸다. 쑨이에 따르면 그의 부인은 “미국에 가면 좋겠다. 거리에서 손잡고 걸어 다닐 수 있으니”라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는 이후에도 몇 번 반복됐다. 지난 2017년에는 미국 뉴욕에 사는 루르제스 피게이레도가 가게에서 구입한 케이크의 포장을 풀다가 종이박스 구석에 꽂힌 쪽지 한 장을 발견했다.

쪽지에는 영어로 “중국 감옥에서 만들었습니다. 자유롭고 싶습니다(Made in China prison. I want freedom)”라고 적혀 있었다.

‘세계의 공장’이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 이면에는 거대한 규모의 양심수를 붙잡아두고 있는 노동교양소 시스템이 있었다. 인건비 0에 수렴하는 노동교양소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국가의 경제발전이 아닌 소수 지배층의 탐욕과 권력유지를 위한 것이었다.

집권 공산당은 대내적으로 안정을 내세워 국민을 억압하고 대외적으로는 경제적 이익을 앞세워 타국의 정·재·학계에 광범위한 침투공세를 펼친다.

이 과정에서 서방 정부와 기업의 투자는 공산당의 폭정을 수혈하는 식이 된다. 수많은 정치인과 기업, 단체가 알게 모르게 인권탄압의 방조범이 되는 것이다.

이 몇 년 동안, 국제사회는 중국의 GDP가 연속으로 치솟고, 도시가 화려하게 세워지며, 중국이 대외적으로 자금을 아낌없이 쏟아붓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의 도약 뒤에는 끔찍한 진실이 숨어있다. 경제성장은 극한의 노동력 착취와 인권 재앙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광범위한 인권유린, 국민보건 파괴, 수많은 감춰진 죄악과 비극이 화려한 제품과 이익의 유혹에 가려져 있다.

다시 ‘사우스파크’ 이야기로 되돌아가자.

랜디는 원래 나쁜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감옥에 갇혀 굴욕을 당한 후, 할리우드의 인기 캐릭터들(미국 영화산업을 상징)이 중국 공산당에 신하처럼 굽신대는 모습을 보고 점점 악에 물들어간다.

급기야 타인을 해칠 계획을 세우더니 결국 중국 공산당의 환심을 사게 돼 출감했을 뿐 아니라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한다. 최후에는 범죄의 흔적조차 지우기 귀찮아한다.

랜디가 중국에서 돈을 가득 벌어와 가족들이 다시 모여 담소를 나눌 때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피가 묻어 있었고, 그는 피를 닦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 영상 캡처

사우스파크는 이 장면에서 성실하며 정직한 사람들이 사회의 최하계급으로 전락하는 공산주의 중국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지금의 중국 사회에서는 정의롭고 용감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오히려 모함을 받고 죄를 뒤집어쓴다.

인권탄압 대상인 위구르족, 티베트 활동가, 기독교인, 파룬궁 수련자들은 모두 자신의 신념과 정의를 추구할 뿐이다. 그 범위 역시 통상적인 국가나 사회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에 준한다.

이밖에 중국에서 정권의 부패와 불공정을 폭로한 ‘양심 기자’, 국민을 위함을 사명으로 하는 ‘양심 변호사’, 환경보호자, 인권활동가 등은 수시로 실종되거나 연금, 구금, 형사처벌, 자격 취소, 출국 금지를 당한다. 그들의 자녀도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상소할 곳도 없고 빠져나갈 길도 없다.

시진핑 정부가 부패청산 대상으로 삼았던 장쩌민 전 주석 계파는 중국의 탐욕을 가속했다. 고위층은 국고를 사익추구에 유용하고 정경유착한 기업가는 멜라민 분유, 불량 백신을 팔아먹는다. 이를 감시하고 감독해야 할 공안·사법기관은 관피아의 소굴이 됐다. 공산당의 비위를 맞출 수 있으면, 중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중국을 드나드는 일이 자유롭고 돈과 영예가 눈앞에 놓인다.

극 중 사우스파크 주민 랜디가 만난 투자환경이 바로 이런 곳이다. 사회적 책임이나 시장질서는 아랑곳없이 정권의 안색만 살피면 된다. 바람 부는 대로 공산당의 입맛에 따르면 재물복이 터진다. 시류를 모르면 가게를 닫고 사람을 내보내야 한다. 온갖 ‘법규위반’으로 처벌받고 본전을 다 날릴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자기 검열을 하고 중국 공산당의 추종자로 변한다.

랜디가 달러에 파묻혀 취해있을 때, 그의 아들 스탠은 더 이상 중국 공산당과 합작하지 않기로 한다. 자전적 영화 촬영 계약을 맺은 스탠은 중국 측 시나리오 검열관에게 “나는 이 때문에 영혼을 팔진 않겠다”라고 말한다.

해당 에피소드가 화제가 되자, 중국 당국은 ‘사우스파크’를 중국 내 모든 온라인 플랫폼에서 차단했다.

그래도 미국 프로농구(NBA) 단장이 홍콩시위를 지지했다가 받은 언론·기업의 무차별 폭격에 비하면 조용한 편이다.

홍콩시위에 대해서 중국 공산당은 애국주의 카드를 휘두를 수 있다. 그러나 사우스파크에서 다룬 감옥 내 인권학대, 장기적출·매매, 언론검열, 즉결 총살 등에 대해선 언급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다. 이를 크게 문제 삼다가는 자칫 불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더 많은 진상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