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틱톡·위챗 등 신뢰할 수 없는 중국 앱 제거 희망…국가안보 위협”

이은주
2020년 08월 7일 오후 12:57 업데이트: 2020년 08월 7일 오후 1:15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틱톡(TikTok), 위챗(WeChat) 등 중국 앱을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며 미국 앱 스토어에서 사라지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5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청정 네트워크’(clean network) 구축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에 모기업을 둔 틱톡, 위챗 등 앱은 중국 공산당(중공)의 콘텐츠 검열을 위한 수단인 동시에 미국 국민의 개인정보에 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앱 제거는 청정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조치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틱톡의 미국 내 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는 9월 15일까지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틱톡 인수 문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틱톡은 15초 길이의 짧은 동영상을 편집해 공유하는 앱으로 중국기업 바이트댄스가 개발했다.

중공은 지난 2017년 6월 국가정보법을 통과시키고 모든 중국 국민과 기업은 정부가 요청하면 자료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틱톡의 개인정보취급방침에 “본 플랫폼(틱톡)을 제공함에 도움을 주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와 같은 제3자와 이용자 정보를 공유한다”고 적혀있다.

틱톡이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이용자 프로필(아이디, 비밀번호, 생년월일,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과 이용자 콘텐츠(업로드한 사진, 동영상, 댓글) 외에 관심사, 성별, IP주소, 검색기록, 통신사, 위치 등이다.

지난달 미 하원의원 25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중공에 직접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긴 틱톡의 개인정보 방침을 언급하며 틱톡 사용 금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중국 앱이 중공과 연결돼 있다면서 앱 사용 금지를 요구했다.

중국 기술기업인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도 현재 중공 정권의 검열 규정을 따르고 있으며 미국 내 이용자에 대한 검열을 확대하고 있어서 미국 정부의 반발을 사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청정 네트워크는 당초 글로벌 공급망에서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밀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화웨이 등 신뢰할 수 없는 업체가 스마트 폰에 미국산 앱들을 설치하거나 사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기업들이 화웨이의 인권 탄압이나 중공의 감시도구에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6월 화웨이,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등 20개사를 중공 인민해방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기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화웨이를 비롯해 인권 탄압과 관련된 기술기업의 직원들에 대한 비자를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클라우드 업체에 대해서도 개인정보 및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백신 정보 수집 등과 관련해 미국인과 미국기업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The Huawei logo is pictured at the IFA consumer tech fair in Berlin, Germany, Sep. 6, 2019. (Hannibal Hanschke/Reuters)
베를린에서 열린 IFA 소비자 기술 박람회에서 화웨이 로고. 2019년 9월 6일 | Hannibal Hanschke/Reuters=연합뉴스

그는 “미 국무부는 다른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해 중국 클라우드 업체들이 미국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달 코로나 백신과 관련된 연구자료 등을 빼내려 한 혐의로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화웨이의 자회사인 해양망로(화웨이 마린)에 의해 해저케이블로 전송되는 데이터를 중공이 수집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해양망로는 지난 2008년 화웨이와 영국의 글로벌 마린 시스템과 합작으로 설립됐으며 이후 세계 최대 해저케이블 제공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해양망로의 주식 대부분을 중공과 연계된 광통신기기 헝통광전(亨通光電)이 보유하고 있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 미 법무부는 중공의 정보수집을 우려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홍콩을 직접 연결하는 광케이블망을 차단할 것을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요구했다. 광케이블 구축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 통신사가 미국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국 국영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이 미국 내 통신망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달라고 FCC에 요청했다.

지난 6월 미 상원의원들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영통신사들이 미국에 대한 중공의 사이버 및 경제 스파이 행위를 도울 가능성이 있다.

그는 이어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국가와 기업들은 ‘청정 네트워크’에 참여해주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23일 캘리포니아주 닉슨 대통령 도서관 연설에서 “자유국가가 중공의 행동을 바꾸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중공의 도전에 대해 ‘불신하고 검증하라’는 접근법이 올바른 접근법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