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美 전략적 모호성 폐기해야”…대만 정책 재검토 촉구

한동훈
2022년 07월 7일 오전 10:24 업데이트: 2022년 07월 7일 오전 10:24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응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지 않는 이른바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각) 영국 보수 싱크탱크인 ‘폴리시 익스체인지(Policy Exchange)’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뒤따라 대만을 침공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은 대만 방위 의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전략적) 모호성은 독재정권에 더 많은 기회를 주고, 민주주의 국가들이 제때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 뿐”이라며 “시진핑은 이를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 문제가 한 국가만의 단일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호주 북서쪽에 위치한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에 군사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필리핀과 일본 등 주변국에는 군사적 도발을 가하는 등 복잡한 지정학적 문제가 얽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1979년 제정한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에 자위 수단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지만, 대만 유사시 대응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대만 통일을 노리는 중국 공산당이 명확한 무력 공격이 아닌 정보전 등의 수법으로 대만을 점령하는 것이 가장 큰 우려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을 예로 들어 “중국 공산당이 정치 선전 공세를 펴고, 사회 치안을 강화하면서 사람들을 투옥하고, 지방정부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대만을 장악하려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공식 출범을 선언하려 일본을 방문했을 때,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행사할 경우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대만의 자위 능력을 지원한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