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대탈출’은 중국의 어떤 현실을 보여주나

왕허(王赫)
2022년 11월 4일 오전 7:5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9

코로나 확산으로 봉쇄된 애플 ‘아이폰’의 중국 최대 제조 기지인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대규모 직원 탈주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산케이신문 베이징 특파원 야이타 아키오(矢板明夫)는 페이스북에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짐을 들고 들판, 시골을 가로질러 밤낮없이 중원 대지를 묵묵히 걷는 모습은 1942년 허난성 대기근 당시의 피난 행렬을 방불케 한다”고 썼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 당국은 정색하며 이런 황당한 발표를 했다.

“10월 29일 0~24시 정저우시에서 6명의 확진자와 26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10월 30일, 정저우 항공항(航空港)구 전염병 예방 및 통제 지휘부는 이번 전염병의 확산 속도가 빠르지만 바이러스 부하가 낮다. 현재까지 폭스콘 공장 지역에서 중증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전염병은 전체적으로 통제 가능하다.”

현재 특수경찰과 군대가 폭스콘에 진입해 폭스콘 직원들이 도피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사건은 마침 20차 당대회 시기에 발생했다. 우연일까 필연일까?

이 사건은 무엇을 시사하는가?

◇ ‘제로 코로나’ 정책이 철저히 실패했음을 시사한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이미 철저히 실패했다. 그것은 3월 말부터 경제도시 상하이를 2달 넘게 봉쇄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입증된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상하이인들도 ‘룬(潤·run)’ 대열에 가세했다. 중국 당국의 방역 정책 실패는 ‘폭스콘 대탈출’로 다시 한번 증명됐다. ‘룬(潤)’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환멸을 느낀 중국 젊은이들이 ‘중국을 탈출하다’, ‘해외 이민을 가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대명사다.

‘폭스콘 대탈출’ 사건은 중국 공산당이 이처럼 실패한 정책을 지금도 ‘흔들림 없이’ 견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보고서는 이 정책이 초래한 사회·경제적 재앙을 완전히 무시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어디 이뿐인가? ‘안정’을 외치며 인민을 탄압하고, ‘하나의 중국’을 내세워 대만을 무력 침공하겠다고 위협하고, ‘인류운명공동체’를 구축하겠다며 자유에 기반한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이 정권은 인류 공공의 적일뿐이다.

◇ 대륙의 대만 기업들이 ‘노동착취 공장’으로 전락했음을 시사한다

대만 기업 폭스콘은 본토 공장 노동자를 노예처럼 다루는 듯하다. 이는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이 올 1월 15일 타이베이 시립동물원에서 열린 종무식에서 직원을 동물에 비유하며 “매일 100만 명의 동물을 관리하느라 골치가 아프다”고 한 데서도 잘 나타난다.

대만 노동자들에게는 하지 못하는 일을 중국에서는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공산당의 경제 통일전선의 덫에 걸려 중국 본토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한 폭스콘은 중국 공산당의 이념과 인민을 다루는 방식에 물들었기 때문이다.

10월 26일 정저우 폭스콘은 인터넷에 떠도는 ‘정저우 공단에서 약 2만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은 심각한 허위 정보라고 해명했다. 또 공단 내 상황이 안정적이며 방역도 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막을 잘 아는 제보자는 “당국이 정저우의 많은 미완공 건물에 폭스콘 직원들을 격리하고 있으며 격리자 수는 약 1만900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폭스콘이 사실을 은폐하는 사이 ‘대탈출’ 사건이 터졌다. 10월 30일 저녁, 폭스콘의 모기업 훙하이(鴻海)는 성명을 통해 직원들에게 “매일 핵산 검사를 하고, 세 끼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귀향 의사가 있는 직원에게는 당일부터 질서 있는 귀향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10월 31일 대만 증시는 반등했지만 훙하이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 중국인들에게 생존 본능과 사회적 공조 의식이 살아있음을 시사한다

현지 소식에 따르면, 수만 명의 직원이 기숙사에 갇혀 있고, 그들은 약물과 음식도 부족하고, 감염 증상이 있어도 의료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확진자들은 심지어 미완공 건물에 갇혀 있다.
직원들은 살기 위해 ‘다바이(大白·방역요원)’들과 충돌했고, 공장을 탈출해 짐을 끌고 도보로 귀향길에 올랐다. 폭스콘에서 일하는 직원은 대부분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돈 벌러 온 젊은이들이다. 한편, 직원들에 따르면, 폭스콘은 직원들을 격리하고 조업을 중단한 상황에서 임금, 식사, 격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탈주를 보고도 내버려두었다.

주민들은 귀향길 연도에 물, 찐빵, 라면 등을 놓아두면서 이들을 격려했다.

중국 당국의 극단적인 방역 정책 때문에 곤경에 처한 사람들이 자살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로 코로나’ 봉쇄가 인간의 생존 본능까지 말살하는데도 그들은 감히 중국공산당에 항거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번 폭스콘 사건은 인간의 생존 본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생존을 위해 중국 공산당의 ‘제로 코로나’ 정책의 엄격한 제한을 뚫었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탈주자들을 도왔다. 그들은 공산당 압제하의 인권 말살, 인명 경시 풍조 속에서도 중국인들이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의식과 의지가 있음을, 그리고 그것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미중 무역전쟁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불렀다. 대만 기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하거나 중국 외부에 공장을 설립하는 ‘중국+1’ 전략을 채택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코로나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복잡한 영향을 미쳤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하고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동맹국이나 우방국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대세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중국 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졌다. 이는 2021년 중국의 수출입과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가 급속 성장한 데서도 확인된다. 중국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숙련 노동력, 잘 조성된 산업클러스터, 상당한 규모의 기반시설, 일정 규모의 시장 수용 능력 등을 갖추고 있어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폭스콘의 경우 베트남에 거액을 투자해 공장을 설립했지만 여전히 중국 본토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번 ‘대탈출’ 사건으로 폭스콘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래서 폭스콘의 글로벌 산업 재배치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제조업체도 이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 이다.

◇ 중국 공산당과 지방 당국이 무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폭스콘의 대탈출’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지만, 중국 당국은 댓글을 삭제하고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하기에 바쁘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은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도 손을 놓고 있다.

중국 매체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10월 31일 정저우 항공항구 전염병 예방통제 본부가 폭스콘에 “지방정부·부서·기업·개인 등 ‘4자 책임’을 전면적으로 이행하고 생산 및 생활 질서를 질서 있게 회복하라”고 요구했다. 성·시·구 등 3급 지방 정부는 책임을 모두 폭스콘에 떠넘기고 폭스콘 공단에 업무팀을 추가로 파견했다.

폭스콘도 억울함을 토로했다. 10월 30일 새벽, 정저우 폭스콘 당서기 쑤둥샤(蘇東霞)는 공장 내 전염병 통제가 어렵다는 글을 발표했다. 그녀는 폭스콘이 직원들에게 물자 공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외부 비판에 답변하는 형식을 빌려 당국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여러분이 있는 도시는 전염병을 통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는지 묻고 싶다. 그동안 가끔 채소 한 봉지를 상징적으로 받는 것 외에 (정부로부터) 받은 것이 있는가? 정부가 여러분에게 하루 세 끼 식사를 제공한 적이 있는가? … 하지만 이 회사는 분명히 이 사회보다 더 깨끗할 것이라는 점을 믿어달라.”

이 글은 곧바로 삭제됐다.

맺음말

20차 당대회가 끝나갈 무렵 발생한 ‘폭스콘 대탈출’ 사건은 국제 주류 언론의 높은 관심을 모았고 중국 국민의 지지를 폭넓게 받았다. 정보시대로 접어든 지금, 이 소식은 중국 공산당의 철저한 봉쇄를 뚫고 국내외로 널리 퍼지면서 사람들을 각성시키고 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