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옷장에 숨겨둔 ‘일기장’ 발견한 손녀

김연진
2020년 08월 27일 오전 10:1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6:03

아버지는 예전에 돌아가셨다.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말만 들었다.

어머니는 매일 술에 취해 지냈다. 사실 어머니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할머니를 더욱 좋아했고, 유일한 가족처럼 느껴졌다. 할머니도 나를 엄청 예뻐해주셨다.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사실 어머니는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분이셨다. 당시 손님으로 만났던 아버지와 계획 없는 임신을 하는 바람에 나를 낳았다고 들었다.

어머니는 술만 취하면 “너 때문에 인생이 망했다”고 푸념한다.

그래서 믿을 사람이라곤 할머니밖에 없었다. 주말에는 꼭 할머니 집에 가서 지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할머니는 매주 일요일, 신사에 가서 기도를 하신다. 나를 꼭 데려가셨다. 할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고 함께 신사에 가서 산책을 하면 기분이 좋았다.

기도를 끝내신 할머니께 “무슨 기도를 하신 거예요?”라고 물었는데, 할머니는 그저 웃으시면서 “그건 네가 크면 알게 될 거야”라고만 말씀하셨다.

하지만 난 알고 있었다. 할머니가 날 위해 기도해준 것을.

나는 어린 시절부터 기가 약해서인지, 가위에 잘 눌렸다. 그래서 지금까지 한 번도 푹 자본 적이 없다.

배에 바늘로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교통사고를 자주 당하고,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는 날도 있었다. 환각 증세도 보였다. 이상한 일은 나에게 다 일어난다.

이런 일을 어머니께 털어놓으면 “내 인생을 망친 주제에, 너는 더 불행하고 고통스러웠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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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내 손을 꼭 잡아주며 위로해줬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따뜻한 순간이다.

그런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내가 16살 때였다. 사랑하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미친 듯이 울면서 할머니를 그리워했다. 할머니네 집에서 유품들을 보며 펑펑 눈물을 흘렸다.

할머니가 남기고 간 물건들을 보며 할머니의 인자한 미소를 떠올렸다.

그런데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2주가 지나고, 내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직감했다.

더이상 가위에 눌리지 않았다.

이상하고 기이한 일도 사라졌다.

이 일을 친구에게 말했더니 “할머니가 널 지켜주시나 봐”라고 말했다. 정말 그럴 것 같아 기뻤다.

그렇게 내 인생은 맑아졌다. 건강도 많이 회복됐고, 성격도 밝아졌다. 공부도 열심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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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할머니가 그리워질 때면 할머니 집으로 가서 청소도 하고, 할머니가 남기고 간 물건들을 보며 추억을 떠올린다.

그러던 중 할머니 옷장 안에서 낡은 노트를 발견했다. 내용을 살펴보니 할머니의 일기장이었다.

눈물이 펑펑 흘렀다. 숨이 멎을 정도로 울었다.

할머니가 또박또박 쓴 글씨를 따라 한 장, 한 장 일기장을 넘겼다. 그러다 마지막 일기장을 확인했다. 일기장에는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손녀를 위해 따로 일기장을 쓰셨나 보다.

그 일기장을 끌어안고 한참을 울다가, 겨우 진정하고 첫 페이지를 확인했다.

“얘(손녀)는 며느리가 실수해서 낳은 애다”

“얘가 생기는 바람에 내 아들이 죽었다”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어버리고 싶다”

눈물이 쏙 들어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매주 일요일, 그러니까 할머니가 신사를 다녀온 뒤 적은 일기도 있었다.

XX월 XX일 일요일

“오늘은 신사에 가서, 손녀가 배에 바늘로 찌르는 고통을 느끼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XX월 XX일 일요일

“오늘은 신사에 가서, 손녀가 평생 벌레만 먹고 살게 해달라고 빌었다”

해당 내용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진 ‘할머니의 일기장’ 사연을 재구성한 글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는 일본의 한 누리꾼이 자신의 경험담을 적어 온라인에 공개한 것으로 추정되며,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아 진위를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너무나도 충격적인 내용에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갔다.

사연에 따르면 평생 손녀를 사랑하고 아끼던 할머니가, 알고 보니 손녀를 저주하고 있었다. 그래서 손녀는 가위에 눌리고, 이상한 일에 휩싸인 것일까.

할머니의 아들은 불의의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며느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할머니는 그것이 모두 손녀의 잘못이라고 생각해 저주를 퍼부은 것이다.

‘할머니의 일기장’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며 일종의 ‘괴담’처럼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