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아끼고 아낀 ‘100만원’을 지하철에 보낸 70대 노인이 손편지에 꾹꾹 눌러쓴 사연

김연진
2021년 02월 19일 오후 3:3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19

서울교통공사에 익명의 손편지가 도착했다. 70대 노인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 손편지에는 장문의 사연이 적혀 있었다. 현금 100만원도 함께였다.

“평생 공짜로 지하철을 탄 게 마음에 걸려서…”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지난 2017년,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시민이 “서울 지하철 사장님께”라는 제목으로 손편지를 보내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 편지에는 5만원권 지폐 20장, 총 100만원이 동봉돼 있었다.

당시 익명의 시민은 자신의 나이가 73세라고만 밝히며 100만원을 보낸 사연을 고백했다.

“다섯 살 이전에 입은 화상으로 왼손가락 전체가 장애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애 진단을 받았고, 그때부터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했습니다”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서울교통공사

“오랜 생각 후에 사죄의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드리게 됐습니다. 제가 무임승차한 것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장애인복지법 제30조 및 동법 시행령 제17조에 따르면 장애인은 도시철도 무임승차 대상자로,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손편지를 보낸 70대 노인은 이 점이 마음에 걸려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100만원을 서울교통공사 측에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