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 집배원 ‘우편사기’ 내부고발 파장 확산…연방우체국 “영상 확인”

하석원
2020년 11월 8일 오전 2:21 업데이트: 2020년 11월 9일 오전 11:15

미국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한 우체국에서 ‘선거사기’ 내부고발자가 나온 가운데, 미 연방우체국(USPS)에서도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각) 연방우체국 태드 켈리 대변인은 에포크타임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해당 영상을 미국우편검열국과 감찰국에서 참고했으며, 우체국에서도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체국 내부고발자 영상은 펜실베이니아 이리(Erie) 카운티의 집배원인 리차드 홉킨스가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젝트 베리타스’에 밝힌 내용을 담고 있다.

영상에서 홉킨스 집배원은 자신이 일하는 우체국 관리들이 우편투표 소인을 원래 날짜보다 하루 앞당겨 찍는 일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고 했다.

홉킨스 집배원은 “그들이 날짜를 앞당겨 찍는 것을 본 건 아니고, 앞당겨 찍는 일에 관해 대화하는 걸 들었다”며 “그들은 전날(4일), 한 장만 빼고 모든 투표지에 날짜를 3일로 찍었는데, 실수로 한 장만 소인을 4일로 찍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소인은 우체국에서 접수된 우편물의 우표 따위에 찍은 도장으로 발송일자나 발송우체국 등을 나타낸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선거일(3일) 당일 소인된 우편투표까지 유효하다.

따라서 홉킨스 집배원의 발언은 4일날 접수돼 무효처리돼야 할 우편투표를, 우체국 관리들이 3일 소인으로 처리해 유효표로 조작했다는 뜻이다.

‘소인 날짜 앞당기기’ 대화를 나눈 인물 중 한 명은 이리(Erie) 우체국장 로버스 바이젠바흐라고 홉킨스 집배원은 확인했다.

이 영상은 공개 이후 트위터에서 330만회 조회되고 3만6천회 공유됐으며, 유튜브에서도 20만회 이상 조회되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관할 이리 카운티 선거관리국은 이번 의혹에 대해 “출처가 모호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리 카운티 선거관리국의 앤더슨 씨는 “바이젠바흐 우체국장과 휘하 이리 우체국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불법행위가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일 이후 도착한 표에 대해 “어떤 결과도 바꾸지 않고 있으며, 나중에 총 집계에 합산하겠다. 현재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관계로 주 국무부 지침에 따라 별도의 전자 용기에 보관 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대선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의 분리를 연방 대법원에 요청했으며,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주 선거관리국에 분리 명령을 내렸다.

미국은 우편투표 유효기간이 주마다 조금씩 다르다. 펜실베이니아는 대선일 사흘 뒤인 6일까지 도착하면 최종 결과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이에 대해서는 적법한 조치인지 연방 대법원 판결로 가릴 가능성이 남아 있다.

홉킨스 집배원은 감찰국의 면담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금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에 모금 페이지(링크)를 개설하고 “삶의 모든 것을 걸더라도 우체국이 저지른 극단적인 비리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사람들에게는 알 권리가 있다고 느꼈다”고 썼다.

이어 “우체국에서는 이미 고용을 위협하고 있다. 나와 내 가족, 가까운 사람들이 무섭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에포크타임스는 홉킨스 집배원이 출근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는지 연방우체국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켈리 대변인은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