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수억달러 자금 낸 사조직, 부정선거 연루 혐의로 제소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20년 11월 30일 오전 9:37 업데이트: 2020년 11월 30일 오후 9:47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수억 달러를 지원받고 있는 단체가 11·3 미국 대선 핵심 경합주 개표 과정에서 벌어진 위헌 행위에 연루된 혐의로 제소됐다.

지난 23일(현지 시각) 비영리 단체 ‘기술시민생활센터(CTCL)’가 조지아주 풀턴카운티와 위스콘신주 5개 도시 선거 관리들에게 600만 달러(약 66억3천만원)를 불법 제공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조지아주와 위스콘신주 법원에 제출됐다(고소장 PDF).

CTCL은 2012년 미국 시카고에서 설립된 중도좌파 성향의 선거개혁 추진단체다.

저커버그와 아내 프리실라 챈은 지난 9월 CTCL에 2억5천만 달러(약 2762억원)를 포함해 총 4억달러(약 4415억원)를 기부했다.

신종코로나(중공 폐렴) 확산으로 선거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모든 표가 집계될 수 있는 선거 인프라를 구축해달라는 취지였다.

지금까지는 CTCL이 이 기금을 선거 봉사자 급여, 투표지 수거함 설치, 우편투표 운영, 방호복 구매 등을 위한 비용으로 미 전역 2500여개 선거구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소송을 제기한 공익 법률단체 ‘아미스타드 프로젝트'(Amistad Project)는 선거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사적인 조직인 CTCL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은 것은 주법 및 연방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 법률단체는 위스콘신주 대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위스콘신 주법에는 선거를 관리하는 도시나 카운티가 정치 편향성과 이해관계를 지닌 거액의 자산가에게서 수백만 달러 재정지원을 받도록 허용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고등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서는 “규제를 받지 않는 민간자금이 CTCL로부터 ‘투표 수확’ 자금으로 정치 활동가들에게 지급됐다”고 주장했다(고소장 PDF).

이 돈이 도심에 대형 개표소 운영자금으로 들어가, 선거법에서 규정한 양당 참관인 감시를 배제한 채 수십만 표의 수상한 투표를 비밀리에 처리하도록 하는 데 사용됐다는 것이다.

이 법률단체는 저커버그 자금이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선거를 민주당에 기울도록 만드는 데 쓰였다고 주장했다.

위스콘신주 선거 공무원들은 지난 27일 이번 소송에 대해 “무익한 법적 논쟁”이라며 반발했다.

아미스타드 프로젝트의 필 클라인 집행이사는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저커버그 자금은 실제로 민주당 우세지역에서 결함이 있는 부재자(우편)투표를 고쳐서 유효표로 만드는 작업에 투입됐다”며 “이는 펜실베이니아 주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클라인 이사는 ” 공화당 우세지역 관리들은 이러한 거짓을 거부했다. 저커버그의 돈을 받지 않아 투표지 변경 작업을 할 재원도 없었다”며 저커버그 자금이 지역 정치 성향에 따라 선거 운영을 다르게 하는 ‘2중 선거제도’ 구축에 쓰인 셈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바이든이 승리한 ‘델라웨어 카운티’의 경우 투표지 수거함이 주택가와 도로 등 지역 구석구석 촘촘하게 설치됐다. 번거로운 우편 발송 없이, 이 수거함에 투표지를 넣으면 투표로 인정됐다.

“그러나 트럼프가 당선된 59개 카운티에는 수거함이 거의 설치되지 않았다”고 클라인 이사는 말했다.

민주당과 선거당국, CTCL은 ‘선거권 보장, 모든 투표 집계’를 주장하면서 정작 공화당 우세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선거권을 박탈하는 방식으로 선거를 운영했다는 설명이다.

Provisional ballots are seen in a postal service
조지아주 로렌스빌 귀넷 카운티의 유권자 등록 사무소의 우편투표 서비스 함에 놓인 투표지 | Elijah Nouvelage/Getty Images

클라인 이사는 “이는 저커버그가 재정 지원한 선거시스템이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라며 “민주당은 불법 합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투표를 허용했다. 그러나 공화당 우세지역에서는 (신종코로나를 이유로) 현장 투표소를 폐쇄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이는 헌법에 규정한 평등한 투표권 보장의 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투표지 수거함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보관 과정에 따른 안전성 문제 등 선거 보안 이슈도 있었다고 전했다.

 

기술시민생활센터(CTCL)는 어떤 단체?

CTCL은 민주당의 디지털 활동가를 양성하던 진보성향 비영리단체 ‘새로운 조직화 연구소'(New Organizing Institute) 출신들이 세운 조직이다.

저커버그 부부 외에 이베이 설립자인 피에르 오미디야르의 민주 기금(Democracy Fund), 록펠러 형제 재단 등이 이 단체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CTCL은 이번 대선에 앞서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자금지원 신청을 받아, 지원 협약을 체결하고 선거 운영 자금을 제공했다.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지난 8월 CTCL과 필라델피아 시정부 사이의 협약서에 따르면, CTCL은 신종코로나 사태 와중에 시 측의 선거 운영을 돕기 위해 1천만 달러(110억5천만원)를 지원하기로 했다(협약서 PDF).

이 협약서에서는 CTCL 측이 특정 요건 미달 시 지원금 지급을 중단 또는 보류하거나 반환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에포크타임스는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이 올해 선거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개인, 기업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미스타드 프로젝트는 보수성향의 공익 법무법인 ‘토머스 모어’ 재단에서 이번 대선이 준법선거로 치러지도록 출범시킨 선거감시 공익 법률단체다.

앞서 지난 9월, 이 법률단체는 저커버그가 내놓은 수천억원의 뭉칫돈이 CTCL을 통해 지방정부와 주 정부에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돈의 일부는 선거를 감독해야 할 판사들에게까지 들어갔다.

이 소송은 선거 전까지 아무런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고 여전히 법원에서 계류 중이다.

당시 CTCL은 성명을 내고 “이 소송은 정당하지 않다”며 “이런 경박한 혐의는 무익하다고 확신한다. 전례 없는 상황을 맞아 보조금 프로그램은 중요하며 계속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CTCL 자금의 위험성에 주목해 차단 결정을 내린 지역도 있었다.

지난 10월 초 루이지애나주 제프 랜드리 주 법무장관은 규제를 받지 않는 사적인 자금이 루이지애나 선거 당국에 유입되는 것을 막아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소장 PDF).

랜드리 주 법무장관실은 주 제13 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외부자금이 선거 공무원들에게 미칠 영향을 차단해 청렴한 선거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선의의 행동을 취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선거 사무원 등을 뽑으라며 피고인들이 제시한 사적인 자금의 액수는 선거를 서서히 부패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1월 4일(현지 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에서 한 선거 사무원이 투표용지를 정리하고 있다. | Spencer Platt/Getty Images

이번 소송과 관련해 저커버그와 CTCL, 필라델피아 시 위원회 모두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알 슈미트 필라델피아 시 위원회 의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선거제도를 상대로 한 무익한 소송과 오보 사태에도 불구하고, 우리 공화국의 탄생지인 필라델피아 역사상 가장 투명하고 안전한 선거를 치렀다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부정선거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지난달 미시간주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조슬린 벤슨 주 국무장관이 우편투표용지 인쇄와 배포를 위한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공작원들’의 선거개입을 도왔다며 주장하는 소송이 제기됐다(소장 PDF).

이 소송의 소장에도 역시 CTCL의 이름도 올랐다.

이에 대해 CTCL은 성명을 내고 “유권자들을 볼모로 선거 관리들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잘못된 뉴스를 퍼뜨린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