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중국 연계된 허위정보 유포 계정 600개 삭제

한동훈
2021년 12월 2일 오후 3:31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42

존재하지 않는 ‘스위스 생물학자’  내세운 가짜 계정
게시물 올라오면, 中 정부 관리들 1시간 이내에 반응
허구적 내용으로 반미정서 조장…관용매체까지 인용

페이스북이 사명을 바꾼 회사인 ‘메타’가 중국과 연계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 600개 이상을 삭제했다.

이들 계정은 허위 주장을 통해 미국을 깎아내리고 중국을 간접적으로 옹호해왔다.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압력을 가해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발생 원인이 중국에 있다고 억지 시인하도록 만들었다는 내용을 퍼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계정 중 다수가 ‘쓰촨 사일런스 정보기술회사’와 일부 중국 관영 인프라 기업과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쓰촨 사일런스가 중국 정부와 직접 관련됐는지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정 삭제는 지난 7월 자신을 스위스 생물학자 ‘윌슨 에드워드’라고 주장하는 허위 계정으로 시작됐다. 이 계정은 “WHO의 동료 연구원들이 미국으로부터 코로나19를 중국 탓으로 돌리라는 엄청난 압력과 위협을 받고 있다”고 썼다.

또한 WHO 주계정, WHO 서태평양 사무국 계정, WHO 사무총장 등 WHO의 공식 SNS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이같은 주장을 퍼뜨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각국 이용자가 WHO의 SNS 게시물에 주목한 상황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게시물은 환구시보와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언론과 SNS를 통해 보도되면서 광범위하게 퍼졌고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중국을 모함하는’ 미국에 대한 격한 반감이 번졌다.

당시 그 여파로 인해 중국 주재 스위스 대사관까지 이 계정을 언급할 정도였다. 스위스 대사관은 트위터에 “만약 당신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당신을 만나고 싶다”라고 만남을 공개적으로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얻지 못했다.

결국 한 달 뒤, 스위스 대사관은 스위스 생물학자 윌슨 에드워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계정이 가짜로 판명되자 페이스북에서 삭제됐지만, 이미 중국인들 사이에 심어진 반미감정과 증오는 누구도 책임질 수 없었다.

메타의 허위정보 조사팀장 벤 니모는 “마주보는 거울이 놓인 복도처럼, 이들은 하나의 가짜 페르소나(가상의 인격)와 반미정서를 자극하는 허위정보를 끝없이 복제했다”고 말했다.

가짜 계정에 반미정서를 자극하는 허위 내용이 올라오면, 일부 중국 관리들은 1시간도 안 돼 게시물을 읽거나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거나 공유했다. 이후 수시간 이내에 공유와 좋아요가 엄청나게 증폭됐다.

니모 팀장은 “정부 직원들로 구성된 조직화한 집단이 이런 방식으로 자신을 증폭시키는 것을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메타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의료진, 언론인, 선출직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한 백신 반대운동 조직 ‘V_V’와 관계된 네트워크 그룹도 해체시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