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트위터 CEO “바이든 아들 이메일 유출, 러시아 개입 증거 없다”

하석원
2020년 10월 29일 오후 4:30 업데이트: 2020년 10월 29일 오후 4:31

페이스북과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이메일 유출과 관련해 러시아의 개입 정황이 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잭 도시 트위터 CEO는 28일(현지 시각) 미 상원 상무위원회가 주최한 화상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 CEO는 “헌터와 관련된 이메일과 해외 사업 거래에 대한 보도가 러시아의 소행이라는 어떠한 증거나 정보를 받지 못했다”며 음모설을 일축했다.

이날 청문회는 통신품위법(CDA) 230조가 보장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 면책 특권을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이들 기업의 콘텐츠 규제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론 존슨(공화당) 의원이 뉴욕포스트 기사가 러시아의 허위정보 캠페인의 일부이거나 이메일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증거 또는 정보를 갖고 있냐고 묻자, 도시 CEO는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저커버그 CEO는 “우리는 연방수사국(FBI)의 공개 증언과 비공개 브리핑을 통한 경고와 정보에 크게 의존했다”면서 “러시아의 개입이 있었는지와 이메일 내용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다”고 했다.

이메일 유출 사건에 대한 러시아 연계 의혹은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민주당)이 처음 주장했다.

시프 위원장은 이달 초 CNN 방송에서 바이든 후보와 헌터에 대한 의혹이 “크렘린의 중상모략에서 비롯됐다”며 러시아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에 대해 존 래트클리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러시아의 허위정보 캠페인 중 일부라는 어떠한 정보도 받지 못했다”며 반박했다. FBI 역시 래트클리프 국장의 평가에 추가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바이든 후보와 그의 가족에 대한 폭로 기사가 연이어 보도되며 논란이 불거지자, 민주당과 바이든 후보는 러시아발 허위정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헌터와 바이든 후보, 바이든 선거캠프 중 어느 누구도 해당 이메일의 진위여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한편, 도시 CEO는 이날 청문회에서 뉴욕포스트의 기사를 차단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기사가) 우리의 해킹 자료 정책에 위배된다고 봤다”면서 “해킹된 자료라고 판단했고, 24시간 이내 관련 정책과 조치를 업데이트했다”고 말했다.

앞서 뉴욕포스트는 헌터가 당시 부통령이던 아버지에게 우크라이나 에너지업체 고위 임원을 소개해줬다는 의혹이 담긴 이메일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이 기사 링크에 대한 접근을 차단해 논란이 됐다.

트위터는 최근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과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 계정 등 뉴욕포스트 기사 링크를 공유한 사용자의 계정을 차단했다. 그러나 이것이 정치편향적 검열이라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자 일시적으로 차단했던 이들의 계정을 해제하고, 관련 정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다만 트위터는 뉴욕포스트가 공식 계정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해당 트윗을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 대변인도 지난 14일 “뉴욕포스트와 의도적으로 연계하지는 않겠지만, 기사 내용이 페이스북의 3자들에게 팩트 체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그러는 동안 우리는 플랫폼에서 이것(기사)의 유통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