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인스타그램, 트럼프 계정 2년 만에 복구 선언

황효정
2023년 01월 26일 오후 10:36 업데이트: 2023년 06월 16일 오후 4:41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복구하겠다고 발표했다. 계정을 차단한 지 약 2년 만이다.

메타 글로벌 부문 사장 닉 클레그는 블로그 성명을 통해 “앞으로 몇 주 안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복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러면서도 “반복적인 위반을 막기 위해 새로운 가드레일 조항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가로 위반 콘텐츠를 게시할 경우 해당 내용이 삭제되고, 콘텐츠의 심각성을 토대로 1개월에서 2년 동안 계정이 다시 정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메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 대선 선거 캠프 측은 앞서 이달 17일 선거 기금 모금을 위해 페이스북에 계정 복구를 공식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서한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 차단이 공공의 토론을 왜곡하고 억제했다고 본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계정 차단 이전의 트럼프 전 대통령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각각 3400만 명, 2300만 명에 달했다. 이번 계정 복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출마 당시에도 TV 광고 대신 SNS를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클레그 사장은 “(메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했던 때처럼 2024년 대선에 있어서도 SNS 서비스를 악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말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지난해 트위터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복구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까지 트위터에 복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남을 것이라고 발언해 왔다. 이달 초에는 트루스 소셜에 “페이스북은 나를 차단한 뒤로 매우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나를 차단하기로 결정한 것은 비즈니스 역사상 최악의 결정으로 남을 것”이라는 비판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Drew Angerer/Getty Images

페이스북 이사회가 2023년 1월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복귀 여부를 결정한다는 소식에 민주당 의원들은 곧장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 셸든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과 애덤 시프 하원의원은 지난달 메타 측에 “메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플랫폼 금지를 필수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식 서한을 보냈다. 이 중 시프 의원은 미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이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위험한 선례를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등 일부 국가 지도자들은 2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이 차단됐을 당시 경고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페이스북은 오만하다.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접근권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5일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24년 대선에 있어 첫 번째 공화당 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