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내리는 눈 고스란히 맞으며 밥 주기를 기다리는 길냥이

이서현
2021년 01월 13일 오후 7:0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03

추운 겨울은 길 위에서 살아가는 존재에게는 유난히 혹독한 계절이다.

이는 추위를 많이 타는 길고양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SNS에는 쏟아지는 함박눈을 맞으면서도 밥을 기다리는 길고양이가 포착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A씨는 길냥이들에게 먹이를 챙겨주는 일을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폭설이 쏟아졌던 지난 6일, A씨는 인근 치킨집 앞에서 눈을 맞으며 먹이를 기다리는 고양이를 발견했다.

치킨집 사장님 말로는 나타난 지 몇 주 됐다는데 A씨는 1주일 전 녀석을 처음 만났다.

Twitter ‘nomorehurter’

그는 트위터에 “밥 챙기던 곳에 몇 주 전부터 나타난 녀석인데 아직 어려요. 이렇게 눈이 와도 기다리는 녀석은 처음이에요”라며 “한없이 맑게 기다리는 모습에 마음이 쓰이네요. 좋은 인연 닿을 수 있을까요”라는 글을 올리며 녀석의 사진과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 속 턱시도 고양이는 A씨의 말처럼 가게 앞에서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눈이라도 피하면서 기다리면 좋았으련만, 아직 요령이 없는 녀석은 그 눈을 다 맞으며 밥을 기다리는 모양이었다.

살을 에는 추위에 녀석이 할 수 있는 건 다리를 몸쪽으로 붙이며 웅크리는 게 전부였다.

A씨는 “서울 구로, 경기 부천 부근입니다. 좋은 인연 나타나면 직접 구조해 병원에 입원시키고 기본 검진과 중성화 비용도 함께 분담하겠습니다”라고 알렸다.

이어 “저는 이미 5묘 가정이고, 개인 구조하여 치료 후 곧 퇴원할 1묘를 임보하여 입양 홍보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 소식을 두루 전합니다”라고 사정을 설명했다.

Twitter ‘nomorehurter’

다음 날, 다시 가게 앞으로 갔을 때 녀석은 전날과 같은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가게에서 담요도 깔아주고 먹을 것을 줬는데도 녀석은 가지 않고 A씨를 기다렸던 것.

지난 8일 A씨는 녀석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혜성처럼 나타났기에 혜성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인근 동물병원에서 임시보호하겠다는 연락이 와서 이동시키고 보니 녀석은 성묘였다고 한다.

Twitter ‘nomorehurter’

A씨는 “갑자기 나타난 혜성이가 너무도 미련하고 순진했던 탓에 입양처 확정 없이 구조를 먼저 하게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부디 좋은 인연을 만나 입양갈 수 있도록 소식 널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