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웰 “부정선거 없었다? 합리적 사람이라면 안 믿을 것”

한동훈
2021년 03월 24일 오전 10:19 업데이트: 2021년 03월 24일 오전 11:49

시드니 파웰 변호사가 도미니언 보팅시스템이 자신을 상대로 낸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기각해 달라는 청원을 냈다.

파웰 측 변호인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이 소송은 관할 구역이 잘못됐으므로 법원은 사건을 기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관할 지역을 컬럼비아에서 텍사스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10년간 연방검사로 근무했던 파웰은 지난 1993년 텍사스 댈러스에 자신의 로펌을 개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파웰 측 변호인은 또한 “도미니언에 대한 주장은 수정헌법 제1조에서 보장한 언론의 자유에 따라 보호된다”며 “파웰은 사실에 근거해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파웰은 작년 11월 대선과 관련해 전자투표기 업체인 도미니언이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선거를 조작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며 경합주 여러 곳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도미니언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파웰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배상금액으로는 13억 달러(약 1조 4700억원)를 요구했다.

파웰 측 변호인은 청원서(PDF)에서 “이성적인 사람들은 그러한 진술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법정에서 판가름 날 주장으로 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한 진술’이란 파웰이 제기한 부정선거 의혹이 허위라는 도미니언 측의 진술을 가리킨다.

도미니언은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파웰의 청원 내용이 그녀의 이전 진술과 상반된다고 말했다.

도미니언 측 변호인은 “파웰은 과거 법정에서 증거를 제시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제는 이 사건을 기각하려 한다. 이는 서로 모순”이라며 “회사는 이 사건을 진전시켜 파웰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파웰 측 변호인은 “파웰은 모두 막대한 공익적 사안에 대한 정상적인 소송 절차를 진행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를 받게 된 것”이라며 “청원 내용은 그동안 제기한 법적 주장과 증거에 기반했다”고 반박했다.

파웰 측은 이번 소송 기각을 요청하기 전까지 부정선거 주장에 대한 증거물을 법원에 제출했거나 제출할 예정이었다.

도미니언은 미국의 베개제조업체인 ‘마이필로우’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린델과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상대로 각각 13억 달러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소송에서 도미니언은 “피고는 선입견을 가지고 동료, 언론과 허위사실을 퍼뜨렸고 그로 인해 도미니언 설립자와 직원, 조지아 주지사와 주무장관은 괴롭힘과 살해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도미니언은 자사가 선거를 조작하기 위한 대규모 국제 공산주의 음모의 일부라는 주장도 있었으나 이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연방 대법원은 지난 3월 1일 파웰이 위스콘신과 애리조나에서 각각 제기한 대선 결과에 관한 2건의 소송을 별다른 언급 없이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