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엑스포 유치 3차 PT…韓, K 콘텐츠 어필하며 총력전

이윤정
2022년 11월 30일 오후 3:03 업데이트: 2022년 11월 30일 오후 3:03

현대차·삼성, 다양한 홍보활동으로 지원 사격
한덕수 총리, ‘부산 이니셔티브’ 선언하며 지지 호소
대통령실, 野 ‘사우디와 엑스포 거래’ 주장에 “저급한 가짜뉴스”

11월 28~2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제171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개최됐다. 29일에는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3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된 가운데 한국도 K 콘텐츠 등 강점을 적극 어필하며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회에서는 대한민국 부산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등 유치 후보국 4개 도시의 3차 경쟁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됐다.

이날 우크라이나, 사우디에 이어 세 번째 순서로 PT에 나선 한국은 K 콘텐츠 등 문화 강국으로서의 강점을 적극 어필하며 인류 당면과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 플랫폼으로서의 부산 세계박람회를 강조했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 콘셉트를 활용한 영상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화두를 제시했다. 2030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인 BTS도 영상으로 깜짝 등장해 ‘인류공동프로젝트’를 소개하고 2030 세계박람회에 대한 미래세대의 희망과 바람을 전했다.

프레젠테이션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 국무총리실 제공

총리실에 따르면 이날 한국 측 마지막 연사로 나선 한덕수 국무총리는 “한국은 인류의 문제를 함께 극복하는 데 한국의 독특한 성장 경험을 공유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BIE 창립 100주년(2028년) 이후 최초로 개최되는 2030 세계박람회는 기후변화, 불평등 등 인류가 직면한 공통의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인이 지혜를 모으는 장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2030 부산 엑스포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삶’ ‘인류를 위한 기술’ ‘돌봄과 나눔의 장’을 구현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2030 부산 엑스포가 제시한 비전 구현과 미래의 청사진을 위한 ‘부산 이니셔티브’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한국의 독특한 성장 경험을 회원국들과 공유하며 디지털 격차, 기후변화, 보건 위기·식량문제, 미래세대 인력 양성 등 각국이 처한 다양한 문제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제시하고 추진해나가는 국제협력 프로젝트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팜, 전자정부 시스템 등을 확대할 것”이라고 한 총리는 설명했다.

회의장 밖에서도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다채로운 파리 현지 홍보 행사가 진행 중이다.

파리 센강 유람선에 설치한 높이 8m의 ‘부기’ 인형. 프랑스 대표 과자 마카롱을 안고 있다. | 부산광역시 제공

에펠탑이 보이는 파리 센강변에 8m 크기의 ‘부기’가 유람선 실외 테라스에 탑재됐다. 부기(boogi)는 부산갈매기의 약자로, 갈매기를 형상화한 부산광역시 소통 캐릭터다. 친환경을 테마로 조성한 ‘2030 엑스포 부산 스페이스’도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부산 스페이스에는 폐비닐로 만든 의자, 폐화장품으로 그린 그림 등을 전시하고 현지 카페와 협업해 부산을 홍보할 수 있는 각종 음료와 디저트를 제공했다.

총회 기간 파리 시내 곳곳에서 이동식 거리 홍보도 펼쳐졌다. 현지 자전거 드라이버 10명이 파리 유명 디저트인 마카롱을 안고 있는 2.5m 부기 인형을 뒷좌석에 탑승하고 2030부산세계박람회를 홍보했다.

현지 자전거 드라이버 10명이 마카롱을 품에 안고 있는 2.5m 부기 인형을 탑승하고 2030부산세계박람회를 홍보했다. |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현대차그룹은 이번 총회 기간에 친환경 차량 6대에 2030 부산 세계박람회 디자인을 랩핑해 파리 거리를 순회하며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우호 분위기 조성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코나 EV 등 친환경 차량을 활용해 총회가 진행된 팔레데콩그레 및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등 파리의 주요 관광 명소 주변을 운행하며 총회에 참석한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 주요 인사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알렸다. 아울러 부산을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하고 홍보 배너, 안내 책자를 비치하는 등 부산 엑스포 개최를 위한 지원 사격에 앞장섰다.

프랑스 파리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 현대차 제공

삼성전자 역시 프랑스법인 홈페이지와 SNS 채널 등 온·오프라인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리 중심부에 있는 오페라 극장 가르니에의 대형 옥외광고에 부산 세계박람회 로고를 함께 선보였다. 또 파리 주요 매장을 비롯해 영국 런던 피커딜리 광장, 홍콩 엔터테인먼트 빌딩 등 전 세계 주요 랜드마크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부산 세계박람회 홍보 영상을 상영하는 등 세계 각국에 부산을 알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페라 극장 가르니에의 대형 옥외광고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로고를 선보이는 등 프랑스 파리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홍보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국제 행사인 세계박람회는 5년마다 개최된다.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현지 실사와 4~5차 발표를 거쳐 내년 11월 파리에서 열리는 BIE 총회에서 비밀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회원국 3분의 2 이상 출석으로,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유치 후보국 간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개최지 결정될 때까지 총리 직속 2030 부산 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170개 BIE 회원국을 대상으로 유치교섭활동, 홍보 등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회담에서 건설 프로젝트 수주를 조건으로 부산 엑스포 유치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저급한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30일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민관합동으로 부산 엑스포와 국익 관철을 위한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 중”이라며 “다른 나라 정부까지 깎아내리고 모욕한 외교 결례와 국익을 저해한 자해 발언에 사과하지 않는다면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