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룬궁 탄압의 대표적 피해자 왕즈원, 출국 저지당해 ‘파장’

양은희 기자
2016년 08월 16일 오후 2:23 업데이트: 2020년 04월 24일 오전 11:50

파룬궁을 수련했다는 이유로 16년 중형을 선고 받았던 전 ‘파룬따파연구회(法輪大法硏究會)’ 관계자 왕즈원(王治文.68)이 미국으로 출국하려다 공항에서 저지당했다.

최근 미국 시민권자인 왕즈원의 딸 왕샤오단(王曉丹)은 미국인 남편과 함께 중국을 방문해 18년 만에 아버지와 상봉, 함께 중국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지난 6일,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 출국 심사대에서 출국이 가로막혔다.  공항직원이 왕즈원의 여권을 가위로 훼손했던 것. 이 직원은 “공안 내부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철도부 엔지니어였던 왕즈원은 지난 1999년 7월 20일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파룬궁 박해를 발동한 후 최초로 불법판결을 받은 4명의 수련자 중 한명이다. 그는 그 해 중난하이 앞에서 벌어졌던 ‘4.25청원’에 동참해 주룽지 당시 총리와 면담한 바 있다.

중국 공안은 지난 2014년 왕즈원이 석방된 이후에도 그의 거처 주변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24시간 감시했으며, 외출 시에도 밀착 감시를 벌였다.

딸의 노력으로 지난 1월 미국 정부는 왕즈원에게 영주권을 부여했다. 그동안 여권을 내주지 않았던 베이징 공안국도 여권을 발급해주면서 왕즈원은 순조롭게 출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번에 왕즈원이 딸 부부와 함께 광저우로 이동하는 과정에 수십명에 이르는 사복경찰이 따라붙었고, 결국 출국 직전 중국 탈출이 무산되고 말았다. 왕샤오단은 지속적인 고문과 박해로 건강이 좋지 않은데다 돌아갈 거처도 없는 아버지를 그대로 떠나보내고 비통한 마음으로 남편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미국의 중국영사관 앞에서는 왕즈원 구명운동이 펼쳐지고 있고, 미국 의원들도 왕즈원 출국을 허락할 것을 중국 당국에 촉구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