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꾸짖은 트위터 CEO “용납할 수 없는 일”…진위는?

한동훈
2020년 10월 15일 오후 5:40 업데이트: 2020년 10월 15일 오후 6:18

조 바이든에 대한 불리한 뉴스를 차단한 트위터에 대해 트위터 최고경영자가 “용납할 수 없는 일(unacceptable)”이라며 비판했다.

다만, 기사 내용이 아닌 절차를 문제 삼았다. 조 바이든은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을 지냈으며 현재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다.

14일(현지 시각)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뉴욕포스트 기사에 대한 우리의 조치와 그에 대한 소통은 훌륭하지 못했다. 아무런 맥락 없이 기사 링크를 차단하고 메시지를 막았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썼다.

그는 또 다른 트윗에서 “트윗이나 메시지, 링크를 차단할 때는 어떤 정책에 근거했는지 더 명료하게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포스트는 바이든 후보에 불리한 특종 기사를 냈다. 바이든이 둘째 아들 헌터의 주선으로 우크라이나 기업 ‘부리스마’의 임원과 만났다는 내용이다.

바이든은 부리스마에 대한 우크라이나 검찰의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의 아들 헌터는 2019년까지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부리스마 임원으로 재직했다.

트위터는 뉴욕포스트 기사가 사생활 보호, 해킹된 자료 규제 정책을 위반했다며 차단했다. 페이스북도 비슷한 조치를 내렸다. 이로 인해 이용자들은 해당 기사를 퍼나를 수 없게 됐다.

잭 도시 CEO의 트윗은 이러한 조치가 충분한 사전 설명없이 이뤄졌다는 일종의 자기반성 차원으로 읽힌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화당 조시 하울리 상원의원은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잭 도시 CEO의 트윗에 대한 진위를 의심했다. 그가 우회적으로 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잭 도시 CEO의 트윗은 이번 차단조치에 대해 해명하는 트위터 측의 추가설명과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하울리 의원은 회사와 CEO가 손발을 맞춰 비난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는 모양새다.

하울리 의원은 “잭 도시와 페이스북 CEO(마크 저커버그)는 내가 속한 상원 위원회에서 선서하고 해명을 요청받게 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잠재적인 선거법 위반이자 범죄”라고 일침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하울리 의원은 연방선거위원회에 이번 사건에 관한 조사를 요청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바이든 캠프를 불법적으로 도울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미국 보수진영에서 꾸준히 제기해온 SNS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비판과 맞물려 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든에 관한 기사 외에 트위터 계정 자체 접속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측은 팩트체크 위원단의 검토에 앞서 기사의 확산 정도를 줄인다며 “이는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줄이기 위한 표준적 절차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하원 법사위의 공화당 위원들은 뉴욕포스트 기사를 법사위 홈페이지에 올려 트위터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며 이번 사태에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