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공동 창업자 잭 도시, CEO 전격 사임

잭 필립스
2021년 11월 30일 오후 3:59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42

트위터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잭 도시(45)가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도시 CEO는 29일(현지시각) 트위터로 성명을 내고 “트위터가 창업자들의 시대에서 다음 장으로 나아갈 준비가 됐다고 믿기 때문에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이날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파라그 아그라왈이 후임 CEO로 임명되며 효력이 즉각 발휘된다고 밝혔다.

다만, 도시 CEO는 바로 회사를 떠나지는 않고 2022년 주주총회까지 이사회 멤버로 남아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다 트위터로 이직해 10년 이상 장기 근속한 아그라왈은 2017년 CTO에 임명된 이후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어왔다.

도시는 그동안 트위터와 핀테크 및 간편결제 업체 스퀘어(SQ) 두 회사 CEO를 겸업하고 있었으나, 이제 스퀘어에만 주력하게 됐다.

그는 사임 발표 하루 전 회사직원들에게 보낸 사임 관련 이메일도 공개했다. 이 이메일에서 그는 “힘든 결정이었다”면서도 “내가 내린 결정”이라고 명시했다.

외압이나 다른 요인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그에게 찾아왔던 퇴출 위기를 고려에 둔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2020년 3월, 트위터 지분을 대거 인수한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스퀘어 CEO를 겸직하고 가상자산에 지나치게 빠져 있다는 이유로 도시 CEO의 교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도시는 2006년 노아 글래스, 비즈 스톤, 에반 윌리엄스 등과 함께 트위터를 설립한 직후 CEO를 맡았지만, 요가를 한다며 조기 퇴근하는 등 자리를 자주 비우고 중요한 결정 대부분을 부하직원에게 맡겨버리는 경영 스타일로 논란을 일으키면서 2008년 한 차례 해고됐다.

그러나 2015년 CEO 직에 복귀해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왔다.

트위터는 지난 1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트위터에서 영구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보수주의자들을 중심으로 트위터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회사 주가는 10% 급락했다.

같은 달 13일 도시는 어쩔 수 없는 결단이었다면서도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스스로 시인했다.

그는 트위터에 “인터넷이라는 공론의 장을 분열시키고, 편 가르기 하고, 설명과 배움의 가능성을 제한했다며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썼다.

이어 “이 순간은 이러한 역동성(트럼프 계정 영구 차단)을 요구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개방된 인터넷의 숭고한 목적과 이상을 파괴할 것”이라며 “회사 운영이 좀 더 투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구글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소유한 IT기업들은 지난 수년간 기존 언론의 권위에 도전하는 새 권위 집단으로 성장했다는 기대와 우려를 받고 있다.

다만, 기존 언론은 법적 제약과 사회적 책무를 지고 있지만, 이들 IT는 이런 제약이 없다는 점과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 등이 가볍지 않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콘텐츠를 검열하거나 가짜 정보를 유통시킨다는 추궁도 받고 있다.

도시,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올해 3월 가짜정보 유통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원 청문회에 증언대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도시가 사임을 발표한 당일 트위터 주가는 약 3% 하락한 채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