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페이스북 규제 확산에…대안SNS 갭 “접속량 753% 급증”

이은주
2021년 01월 11일 오전 11:15 업데이트: 2023년 06월 16일 오후 2:15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규제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소통 창구로 이용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소셜미디어 갭(Gab)은 9일(현지 시각) 성명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사이트 접속량이 753%까지 증가했다. 수백만 명이 방문했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 오늘 밤 새로운 서버 10대를 가동한다.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한 이용자가 계정 생성이 안된다며 문의하자 업체가 내놓은 답변이었다. 

갭은 보수 성향 지지자들이 트위터 대안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다. 특히 전날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드니 파웰 변호사,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일부 이용자들의 계정을 영구 정지하면서 팔러(Paler)나 갭과 같은 대안 소셜미디어로의 이동을 촉발시켰다. 

갭은 9일 하루에만 신규 가입자가 50만명을 넘어섰다. 트위터 조치 이후 이용자들이 몰려 다운로드 중단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거대 기술기업들은 대안 소셜미디어에 제동을 걸었다. 

팔러의 경우 정책을 조정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자체 앱스토어에서 팔러를 삭제했고, 아마존도 마찬가지로 팔러의 서버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팔러의 폭력적인 콘텐츠 증가를 명분으로 들었다. 

팔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존 매츠는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들 기업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애플과 구글은 이번 조치에 관한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갭은 이미 빅테크의 견제를 받고 돌파구를 마련해 왔다. 

갭의 CEO 앤드류 토바는 지난해 자신의 블로그에 “지난 4년간 여러 클라우드 공급업체로부터 금지당했으며, 자체 솔루션을 개발하라는 말을 들었다. 따라서 즉각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는 “갭은 단순히 대안 소셜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는다. 우리는 대체 인터넷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인프라 호스팅에서 웹 브라우징 너머에 이르기까지 갭은 실리콘밸리의 온라인 독재에 맞서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는 데 있어서 시장의 선두주자”라고 평가했다. 

업체는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앱)이 수년 전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에서 차단당한 점과 아마존과 같은 제3자 웹호스팅 및 클라우드 컴퓨팅 공급업체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당시 구글은 갭 퇴출 조치를 내리면서 “소셜 네트워킹 앱은 온라인 스토어에 남기 위해선 폭력을 조장하고 사람들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콘텐츠에 대한 충분한 절제를 보여줘야 한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애플은 “음란물에 대한 자동 검열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갭이 시정 조치하자 “명예훼손으로 간주될 수 있는 콘텐츠가 포함됐다”며 금지 조치를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토바 CEO는 9일 성명을 내어 팔러를 정조준한 기업들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만약 당신의 사업이 실리콘밸리의 폭군들(애플, 구글 등)에 힘입어 세워진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위협받게 될 때 당신을 파괴할 수 있고, 파괴할 것이다”며 “그들은 갭에게 이렇게 했고, 이제는 팔러다”고 말했다. 

또 “모든 종류의 끔찍한 콘텐츠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고, 이 사실을 지구상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런데 이들 회사 모두 앱스토어에 남아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애플의 팔러 금지는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중립적인 조치가 아닌, 오히려 이기적이고 정치적 동기가 있는 행동이며 실리콘 벨리 엘리트들이 평범한 미국인을 업신여긴다는 증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결책은 정부가 아니라 당신만의 것을 만드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불평하는 동안 갭은 만든다”고 했다. 

토바 CEO는 마크 워너 상원의원(민주당)에게 보낸 서한에서 “갭은 폭력과 불법적인 발언의 위협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갖고 있지만, 논란이 될 수 있는 합법적 발언을 보호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