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NS 담당자가 개인 트위터에 올린 의미심장한 사진 2장

정용훈
2021년 01월 2일 오후 5:21 업데이트: 2021년 02월 5일 오후 4:21

지난달 27일 오후, 트럼프는 자신의 트윗에 “1월 6일, 워싱턴 DC에서 만나자. 놓치지 말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트럼프가 SNS와 공식석상에서 ‘1월 6일 워싱턴DC에서 만나자’고 제안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1월 6일은 미국 의회가 50개 주 선거인단 투표를 개표하고 공식 인증하는 날이다. 미국인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당사자인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는 더욱 그렇다.

특히, 결과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는 트럼프에게는 ‘마감시한’에 해당한다.

미국 의회가 이날 선거인단 투표를 순조롭게 개표하고 조 바이든을 당선자로 선언할 것인지, 아니면 부정선거 의혹을 인정하고 새로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행동을 준비하고 있는지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까지 트럼프 캠프 측이 대량의 증거를 의회에 제시하려 한다는 것 외에 추가적인 계획은 알려진 바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인 댄 스캐비노(Dan Scavino)가 자신의 개인 트윗 계정에 올리고 있는 묘한 사진들이 미국 네티즌의 관심을 받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23일 밤, 스캐비노 국장은 미국 국기를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실루엣이 나와 있는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 속 트럼프의 검지 손가락은 국기의 빨간 줄, 레드라인에 닿아 있었다.

이 사진은 1월 6일 마지막 한계선을 앞둔 트럼프의 상황과 맞아떨어져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국제정치 ‘레드라인’이 지닌 의미에 근거한 풀이도 제기된다. ‘레드라인에 닿았다’는 것은 곧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히기 때문이다.

나흘 뒤인 27일 저녁, 스캐비노 국장은 또 한 번 ‘레드라인’ 사진을 올려 이같은 추측에 불을 지폈다.

이 사진은 레드라인 디너(Red line diner)라는 한 음식점의 간판을 찍은 것으로 앞서 올린 트럼프 대통령의 실루엣 사진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설명이 달려 있지 않았다.

첫 번째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애국주의, 두 번째 사진은 그냥 스캐비노 국장이 좋아하는 맛집을 나타낸 사진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두 사진 모두 ‘레드라인’이라는 키워드가 담겨 있다는 공통점만은 분명하다.

두번에 걸친 사진 게재가 일어난 23일과 27일 사이에는 성탄절에 발생했던 테네시주 내슈빌 폭발사건이 존재한다.

수사당국과 미 연방수사국(FBI)는 이 사건을 자살폭탄 테러로 결론지었지만,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슈빌 사건 이후, 부상자들을 위로하고 주민들을 대피시킨 경찰들의 영웅적 행동을 치하했지만 폭발 자체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SNS을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경고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대통령 주변에서는 계엄령, 국가비상사태 선포, 외세의 선거 개입에 대한 행정명령 발동 등 강도높은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월 6일까지 소송전과 의회 투쟁 등 법적 절차, 비군사적 방법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고 규명을 시도해왔다.

그 사이 핵심 경합주에서 주정부 관리들에 의해 승자로 선언된 바이든 측은 트럼프 측의 선거 문제 제기를 ‘버티기’로 규정하고 차기 정권인수를 위해 양보해 줄 것을 압박해왔다.

11월 3일 선거일 이후 두달 가량 지속돼 왔던 양측 간의 줄다리기도 이제 일단락을 앞두고 있다 .

트럼프 대통령이 “놓치지 말 것”이라고 한 1월 6일은 ‘레드라인’ 메시지가 단순한 SNS 게시물이었는지, 아니면 지금까지의 소송전과 의회 투쟁을 넘어서는 강력한 대응을 시사한 것이었는지 곧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