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20년 말까지 미국-멕시코 간 국경장벽 800km 건설 완료

국경장벽 건설 예산 전용 대상에 주한미군 시설 2곳 포함

Venus Upadhayaya, Epoch Times
2019년 09월 7일 오후 5:09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5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경장벽 건설 노력에 대해 “(국경) 장벽의 상당한 부분을 건설하거나 교체하고 있으며,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2020년 말까지 500마일(약 800km)가량 장벽 완성을 기대한다고 4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국경 장벽 사업 목적에 대해 ‘국가 안보 문제’를 강조하며 “불법 입국을 막고, 국경 수비에 드는 인력을 줄여 국방비 수요를 절감해 나가도록 재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에스퍼 국방장관은 전날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총 36억 달러를 전용(轉用)하겠다고 언급했다. 장벽 건설 자금 출처에 대해 해외 군사 시설 예산 약 18억 달러와 미국 내의 군사 건설 예산 약 18억 달러를 전용한 것이라고 미 국방부는 설명했다.

미 행정부가 예산을 장벽 건설을 위해 돌리기 이전 미군 군사시설 사업 예산에는 주한미군의 시설 2곳이 포함돼 있다. 경기 성남의 군용 벙커인 탱고(TANGO) 지휘소 관련 예산이 1천750만 달러, 전북 군산 공군기지의 무인기 격납고 사업 예산이 5천300만 달러다.

지난 3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예산 전용 검토 대상에 한국의 2곳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두 시설은 분명 주한미군에 중요하다”면서도 자신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탱고 지휘소는 그동안 다른 주한미군 시설과 달리 미국의 극비 보안 시설로 분류돼 유지∙보수비를 미국이 주로 부담해 왔다. 군 당국자는 전체 면적 약 1만 평에 달하는 탱고 지휘소에 “통신 시설 업그레이드 등 개∙보수에는 최대 수백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전기∙수도세 등 연간 유지비도 수억 원 대”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미군 소유였던 탱고 지휘소를 한∙미 공동사용 시설로 전환하는 데 잠정 합의 한 후, 미 국방부의 예산 전용이 결정되고 탱고 공동사용까지 확정되면 한국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단단한 지하 화강암 암반으로 둘려싸여 핵무기 직격탄에도 견딜 수 있는 탱고 지휘소는 한반도 상공의 첩보 위성과 20km 고공 비행 정찰기 및 무인정찰기 등이 수집한 영상∙신호정보를 받아 볼 수 있는 첨단 시설로 알려져 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CP 탱고가 대체수단 없이 사라진다면 지휘 전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산공항 기지와 관련해서는 “미 공군이 오산과 군산 두 군데에 있는데, 군산공항 기지가 없어진다면 거의 절반의 전력이 줄어드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해외 군사 시설 사업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19개 국가가 공개됐다.

독일이 4억6755만 달러로 8곳의 군사시설에 가장 많은 예산이 전용되고, 일본은 4억568만 달러로 5곳, 영국은 2억5천57만 달러로 4곳의 군사시설이 포함됐다.

국방비 전용에 대한 일각의 비판에 대해 미 국방부는 “확인된 사업에는 군인의 가족 주택, 막사, 기숙사 사업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2019 회계연도에 재정된 계획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3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약 100km 떨어진 멕시코 치와와 주로부터 보이는 미국-멕시코 국경의 장벽 일부. 2019.8.29. | HERIKA MARTINEZ/AFP/Getty Images

미 행정부의 국경 장벽 건설 자금 확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선거공약을 지키기 위해 남부 국경지역 장벽 건설 자금을 지원해 줄 것을 국회에 요구했다.

의회가 국경 장벽 예산을 뺀 지출법안을 제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을 거부했고, 의회는 지출 기한을 넘겨 셨다운을 촉발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긴 35일간(2018. 12. 22~1.25)의 셧다운이었다.

장기간 정치적 공방 끝에 2월 14일, 의회는 텍사스 남동부 국경 지역에 ‘일차 보행자 울타리’ 건설을 위해 13억7500만 달러를 승인했다. 나아가 대통령은 다음날 멕시코 접경지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를 선포함으로써 행정부는 의회 동의 없이 국방예산을 미-멕시코 장벽 건설로 이전할 수 있도록 했고, 이와 별도로 31억 달러의 추가 이전을 명령했다.

그러나, 미 상원은 3월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비상사태 선포 종료를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이에 맞서 대통령은 임기 중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며 결의안을 무효화 시켰다.

민주당 16개 주지사가 소송을 제기하고 연방 지방 법원에서 불허해 지연돼 오다가 지난 7월 26일 국방부 자금 25억 달러 사용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리며 장벽 건설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됐다.

지난 4일 미-멕시코 장벽 건설을 위해 36억 달러가 재편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