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홍콩 시위대 지지하는 법안에 서명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지길”

에바 푸
2019년 11월 28일 오후 4:50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2개 인권 법안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서명으로 지난주 상하원을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한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과 ‘홍콩보호법안’이 효력을 발휘하게 됐다.

홍콩 인권·민주주의법안은 미 국무부가 매년 홍콩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평가하도록 했다. 이 결과에 따라 홍콩에 부여한 경제, 통상에서의 특별지위를 재검토하게 된다.

이 법안은 홍콩의 인권과 자유를 억압한 중국·홍콩 정부관리의 미국 입국과 비자 발급을 거부하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 방안도 담고 있다.

홍콩보호법안은 미국이 홍콩 경찰에 최루탄, 후추 스프레이, 고무탄 등 비살상 시위 물품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서에서 “나는 시진핑 주석과 중국, 홍콩 사람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이 법안에 서명했다”고 했다.

이어 “중국과 홍콩 지도자와 대표들이 서로의 차이를 우호적으로 해결해 장기적인 평화와 번영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며 법안 제정 의의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성명에서 “이 법안은 1992년 ‘미국-홍콩 정책 법안’을 재확인하고 개정한다”며 “홍콩에 대한 미국 정책을 담아 홍콩의 정치적 발전을 직접 평가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치권도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환영했다.

법안 공동 발의자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제 홍콩에 대한 중국의 내정 간섭을 막을 방안을 마련했다”며 대통령의 서명에 기쁨을 표했다.

루비오 의원은 “기록적인 투표율과 범민주 진영의 역사적인 승리를 거둔 홍콩 구의원 선거에 이은 시의적절한 조치”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하원 대표 발의자인 크리스 스미스 의원도 성명에서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의 제정은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의회, 미국인이 홍콩인과 연대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중국 정권을 비판했다.

스미스 의원은 “시진핑은 미국이 인권에 대해 농담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민주주의 운동가에게 폭력과 고문, 감금하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다. 이 역사적인 법안은 중국에 가장 기본적인 인권의 소중함을 알게 한다”고 했다.

중국 지도부는 이 법안 통과를 막으려 시도해왔다. 지난 21일 중국 외교부 겅상 대변인은 전날 ‘홍콩 인권 법안’의 미 하원 통과에 반발하며 “법안이 제정되는 것을 막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실 대변인은 “우린 분명히 경고했다”며 전쟁을 벌일 때나 쓰던 표현을 사용하며 미국에 경고했다. 이 표현은 중국이 인도, 베트남과 전쟁 전에 썼던 표현이다.

그럼에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자 중국 외교부는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에서 벗어”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스미스 의원은 이번 법안 제정이 중국의 수출주도형 경제에 타격이라며 “(중국 지도부가) 자유와 기본적 인권에 대한 존중 부족으로 경제적 특혜를 잃는다면 중국 경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