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과 전화통화…팬데믹, 국제유가 대응 협력방안 논의”

캐시 허
2020년 03월 31일 오후 7:21 업데이트: 2020년 03월 31일 오후 7:21

(뉴욕=에포크타임스  허민지 통신원) 미국과 러시아 양국 정상이 전화통화를 하고 국제유가 안정과 중공 바이러스(우한폐렴) 대처방안을 논의했다.

백악관은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전화통화를 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날 통화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우리가 이야기할 주제 중 하나는 에너지다. 우리는 산업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양국은 중공 바이러스 사태와 사우디-러시아 유가 전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날 배럴당 약 20달러로 올해 초보다 64달러 이상이 떨어져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 폭락은 중공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원유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싸우고 있다. 그들이 기름값을 끌어내렸다”면서 “내가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는데, 아마도 우리는 석유 생산량을 늘려야 할 것 같다. 지금 가격이 너무 낮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얼마나 내놓아야 하는지를 놓고 벌이는 싸움이다. 양쪽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백악관과 크렘린궁은 두 정상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관해 물음에 응답하지 않았다.

러시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크렘린궁은 두 정상이 국제 유가와 팬데믹에 관해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전날 러시아 정부는 국영석유기업 로스네프트에 가해진 미국의 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로스네프트의 베네수엘라 내 자산을 매입했다.

로스네프트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판매와 운송을 중개해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 회피를 도왔다. 이에 미 재무부는 로스네프트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러시아에 대한 어떤 제재도 해제할 생각이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골드만 삭스 애널리스트들은 팬데믹과 유가 폭락이 석유산업을 더 튼튼하고 강하게 만들겠지만 원유 부족 위험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급격한 수요감소는 원유생산 중단에 따른 생산량 급락으로 이어졌다. 정유사들이 정유를 중단하면서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5달러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수요 급감으로 유가 전쟁 자체가 무의미해지면서, 산유국들이 필요할 때 공급할 수 있는 통합된 역량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미국에서는 평균 휘발유 가격이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자금여력이 부족한 정유사들은 폐업 위기에 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