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텍사스가 제기한 연방대법원 소송에 참가할 것”

톰 오지메크
2020년 12월 10일 오전 3:56 업데이트: 2020년 12월 10일 오전 4:12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텍사스주가 경합주 4곳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자신과 법률팀이 ‘참가인'(intervenor)으로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텍사스 (추가로 다른 많은 주들) 사건에 개입하겠다. 이거 큰 거(big one)다. 우리나라는 승리가 필요해!”라고 썼다.

그는 지난 7일 “이틀 뒤 큰일(big things)이 일어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텍사스주 소송과 트럼프 법률팀의 합류를 의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주 켄 팩스턴 법무장관은 같은 날 자정 직전, 조지아·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주 등 4개 주를 상대로 “2020년 선거 절차를 바꾼 것은 위헌”이라며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접수는 8일 0시께 이뤄졌다.

미국 헌법 제3조에 따르면, 두 개 이상의 주(州) 사이 분쟁은 연방대법원에 관할권이 있다. 따라서 텍사스주는 바로 연방대법원에 소장을 냈다. 이는 주 대법원을 ‘패싱’ 해 연방대법원으로 소송을 직행시킨다는 트럼프 법률팀 전략과 일치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소송 ‘참가'(intervention)는 이미 개시돼 있는 소송에 당사자 외에 비당사자가 끼어들어 관여하는 절차다. 끼어든 비당사자는 새롭게 당사자의 지위를 얻거나, 당사자 어느 한쪽을 보조할 수 있다.

이렇게 소송에 관여하게 된 ‘참가인’은 공격·방어·이의제기·상소 등 모든 소송행위가 가능하다.

참가 신청을 재판장이 허용하거나 기각할 수 있으며, 이번 텍사스주 소송은 연방대법원이 재량권을 가진다.

텍사스주 소송 지지의사를 밝힌 주 법무장관들의 트위터. 위부터 아칸소 , 앨라배마, 루이지애나 | 트위터 캡처

텍사스주는 이번 소송에서 펜실베이니아주 등 4개 주가 선거 막판, 주 선거법 위헌적 변화를 가하고 유권자를 차별대우했으며 투표 통합성을 위한 조치들을 완화해 중차대한 투표 부정을 유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방대법원에 4개 주가 선거 실시 과정에서 헌법을 위반했다고 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소장에서는 “위헌적 선거법 개정에 따른 선거인단 투표 역시 헌법적으로 타당한 일로 보아선 안 된다”며, 4개 주의 선거인단 투표 혹은 개표 저지도 목표로 삼았다. 선거인단이 이미 임명됐다면, 헌법적 권한에 따라 주 입법부(의회)가 새 선거인단을 임명하도록 지시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참가 의사표명은 다른 여러 주에서 텍사스주 소송을 지지한다는 성명 발표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아칸소, 앨라배마, 미주리, 루이지애나 등 4개 주 법무장관들은 텍사스주 팩스턴 법무장관의 결정을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은 “용기를 내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소에 대한 화답 성격도 띠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 회의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이 일(부정선거 항의)에 나설 용기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의원인지 의원들인지, 대법관인지 대법관들인지 봅시다”고 말했다.

한편, 피고 측인 4개 경합주 법무장관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연방대법원은 10일 오후 3시까지 원고 측 고소에 응답하라고 피고 측에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