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심판 변론팀에 새 대표 변호사 지명

한동훈
2021년 02월 1일 오후 2:20 업데이트: 2021년 02월 1일 오후 2:54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 심판 변론팀을 이끌 새 인선을 발표했다.

트럼프 측은 31일(현지시각) 앨라배마 출신의 데이비드 션 변호사와 펜실베이니아 검찰총장 출신의 브루스 카스트로 주니어 변호사를 변론팀의 새로운 리더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식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변론팀을 이끌던 부치 바우어스 변호사가 사임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전해졌다.

CNN 등은 바우어스 변호사가 변론팀 리더로 임명됐지만, 변론의 방향성을 놓고 내부적으로 의견이 갈렸다고 보도했다.

변론팀에는 바우어스 외에 전 연방검사 출신의 그레그 해리스 등 4명의 변호사가 포함됐다.

에포크타임스는 이들에게 변론팀에 계속 남을 것인지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트럼프 측은 이날 ’45대 대통령 도널드 J. 트럼프 법무팀 발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새롭게 합류한 2명의 변호사가 팀을 이끌 것이며, 이들 중 한 명인 션 변호사는 이미 트럼프를 비롯해 팀의 자문위원들과 공조해왔다고 밝혔다.

션 변호사 역시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45대 대통령 도널드 J. 트럼프와 미국 헌법을 대리하게 돼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히고 이같은 소식을 사실로 확인했다.

새 변론팀이 어떤 논리를 펼칠 것인지 확정지을 수 있는 기간은 일주일 남짓이다.

그동안 변론팀은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위헌’이라는 논리만 펼칠 것인지, 11·3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증거와 주장을 포함시킬 것인지를 놓고 내부 논의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미국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이는 트럼프 퇴임 후 공화당 결집이라는 예상 밖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관련기사). 법조계와 의원들 사이에서도 ‘성립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격렬하다.

트럼프 측 밀러 보좌관은 “민주당은 이미 퇴임한 대통령을 탄핵시키려 한다. 이는 위헌이며 우리나라에도 몹시 나쁜 일이다. 사실, 상원의원 45명은 이미 위헌이라고 결정했다”고 논평했다.

미 상원은 지난 26일 공화당 랜드 폴 의원의 제안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절차 투표’를 시행해 55 대 45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는 탄핵 심판이 진행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동시에, 이 투표를 통해 45명의 의원이 ‘탄핵 심판은 위헌’으로 판단했음이 확인됐다.

절차 투표는 탄핵안에 대한 투표는 아니다. 탄핵 심판이 위헌인지 합헌인지 판단해 계속 진행할지 결정하는 절차였다.

트럼프 변론팀에 새롭게 합류한 2명 중 한 명인 카스트로 전 검사는 이번 탄핵 심판이 미국 헌법의 강건함을 시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카스트로 변호사는 “우리 헌법의 강함이 역사적으로 있어 본 적이 없는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헌법은 강하면서 탄력이 있다”며 이 유서 깊은 문서는 언제나 그랬듯 당리당략을 뛰어넘어 승리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앞서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은 지난 13일 트럼프가 워싱턴 국회의사당 난입폭동을 선동했다며 ‘내란 혐의’를 적용해 232 대 197로 트럼프 탄핵안을 가결했다.

그러나 탄핵안 가결을 7시간에 걸친 단 한 번의 회의만으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편의주의적이고 적법한 절차가 부족한 판단”이라는 공화당의 비판을 샀다.

상원 탄핵 심판에서 유죄판결을 내리려면 재적의원의 3분의 2 이상, 즉 총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50석을 확보했지만 공화당 의원 17명의 도움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탄핵 심판을 강행하고 있지만, 폴 의원이 요구한 절차 투표에서 표결이 55 대 45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유죄판결 가능성은 작게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