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 ‘구체적 증거’ 제시 주력

한동훈
2021년 01월 1일 오후 11:37 업데이트: 2021년 01월 1일 오후 11: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오는 1월 6일 상·하원 합동회의를 앞두고 부정선거 관련 증거 제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 제이슨 밀러 선임고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주 미국 국민들 앞에서 이러한 모든 사기 증거들을 제시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 고문의 발언은 1월 6일 예정된 상·하원 합동회의를 가리킨다. 이 회의에서는 50개 주에서 실시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상원의장이 개봉하고 개표한다.

이때 상원의원 1명과 하원의원 1명이 동시에 같은 주의 투표 결과에 대해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면, 상원과 하원은 각각 2시간의 토론 후 투표를 통해 해당 주 선거 결과를 최종 집계에서 제외할지 결정하게 된다.

밀러 고문은 이의제기가 성사돼 2시간의 토론 시간이 주어질 경우, 트럼프 캠프가 의회를 향해 다양한 부정선거 증거를 제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증거들은 △위스콘신주의 우편투표 관련 법령 개정 △선거일 당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스테이트팜아레나’ 개표소에서 심야에 은밀히 진행된 개표작업과 탁자 밑 여행용 가방에서 나온 의문의 투표지 △애리조나와 미시간주의 투표시스템 조사 저지 △같은 투표지를 여러 번 중복개표한 의혹 등이다.

밀러 고문은 트럼프 캠프가 지난 몇 주간 법정에 제출했던 것과 다른 증거들도 의회에 제시될 것이라며 “이러한 증거들은 우리가 미국 국민들에게 국가적인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고, 지역 정치인들이 은폐해선 안 될 구체적인 증거들”이라고 덧붙였다.

합동회의에서 이의제기 자체는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이 합을 이루기만 하면 가능한데, 현재 공화당 조시 홀리 상원의원과 다수의 하원의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홀리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 2004년과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의원들이 비슷한 이의제기를 했던 것을 거론하며 올해 자신도 그렇게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의제기 이후 진행될 상원과 하원 투표에서 특정 주의 투표 결과를 제외시키는 안건이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 통과가 어렵다는 전망이 다수다.

합동회의의 변수는 하나 더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결정’이다.

미국은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겸직한다. 상원의장인 펜스 부통령은 수정헌법 제12조에 따라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넘겨받아, 개봉·개표한다.

그런데 이러한 헌법 조항에 대한 유권해석을 통해, 선거인단의 자격에 대한 분쟁이 있으면 펜스 부통령이 어느 선거인단의 투표를 인증하고 거부할지 결정할 독점적 권한이 있다는 소송이 제기됐다.

공화당 루이 고머트 하원의원 등이 작년 12월 27일에 제기한 소송이다. 이 소송에서는 펜스 부통령에게 독점적 권한이 있으며,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법원이 이 권한을 부여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트럼프 캠프가 1월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제시할 증거 중에서 스테이트팜아레나 내부 CCTV 영상이 매우 강력한 하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법률팀이 지난 12월 입수해 공개한 이 영상에서는 선거일(11월 3일) 오후 10시께, 선거 공무원이 다른 개표원들과 참관인, 기자들을 개표소에서 내보낸 뒤 4명만 남아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개표작업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한 이들 4명은 다른 사람들이 모두 개표소를 떠난 것을 확인한 뒤, 검은 천으로 가려진 탁자 아래에 보관돼 있던 여행용 가방을 꺼내 그 안에 들어있던 투표지를 개표했다.

이러한 모든 작업은 선거 공무원이 다른 개표원들과 참관인들에게 이날 개표작업이 끝났다고 말한 뒤에 벌인 일이었다.

조지아주 공화당에 따르면, 선거 사무국 관계자들은 당초 이 사건에 대해 모호한 발언을 계속하다가 나중에 개표가 다음 날 새벽까지 이뤄졌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조지아주 선거 사무국 공무원들은 해당 영상에 담긴 작업에 대해 ‘정상적인 절차’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