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제품 3천억 달러 규모에 10% 관세부과

캐시 허
2019년 08월 2일 오후 8:26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12: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천억 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고 추가 관세를 매기며 미국 농산물 구매와 펜타닐 수입 금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가 관세를 미중 무역협상을 진정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술로 보고 있다. 이번 조치가 미중 무역 협상의 진전을 끌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편집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천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9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은 계속되고 있으며, 미국은 9월 1일부터 중국에서 우리 나라로 들어오는 상품과 생산품 3천억 불에 대해 10%의 작은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이미 25%의 관세를 부과한 2천5백억 달러는 포함하지 않는다”고 트위터에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집회에 참석하기 전 백악관 잔디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의가 있을 때까지 그들에게 세금을 부과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기 때문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수입관세 효과를 없애려고 인위적으로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는 중국의 관행을 언급했다.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수천억 달러를 우리나라에서 빼앗아갔다”며 현재 미국이 중국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 때문에 많은 기업이 세금을 피하려고 중국 밖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덧붙였다.

이번 추가 관세는 상하이에서 미중 협상단의 대면 협상이 타결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로버트 스팰딩은 중국이 협상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미국 협상단은 깨달았다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 대표들은  7월 30일부터 시작된 이틀간의 회담을 막 끝냈다. 양측이 “건설적”이라고 묘사한 이번 회담은 5월 초 회담이 결렬된 이후 첫 만남이다.  당시 미국은 중국 공산당 정권이 전 달에 타협이 이뤄진 조항을 역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6월 말 일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머지 3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위협적인 관세를 보류하기로 했고 시진핑 주석은 미국 농산물을 대량으로 구입키로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농산물을 대량으로 사들이기로 합의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시 주석이 회담 재개를 위해 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18년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에서 시 주석이 합의한 ‘합성 오피오이드 펜타닐’에 대해서도 “게다가, 내 친구 시 주석이 미국에 펜타닐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했다…이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고, 많은 미국인이 계속해서 죽어가고 있다!”고 트림프 대통령이 언급했다.

중국은 미국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펜타닐과 펜타닐 유사물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합성 약품이 현재 오피오이드 위기를 초래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하면 2017년 미국에서 합성 오피오이드계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8천 명을 넘으며 대부분 펜타닐과 관련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1일부터 국가 통제 대상 마약의 목록을 1400개까지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마약성 진통제로 사용되는 펜타닐 유사 약품을 포함해서다. 펜타닐 유사품은 화학 구성이 약간 다르지만 중독성이 있고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의원, 당국자,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이 약속을 이행할 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지적재산권 도용, 강제로 기술 이전, 환율조작 등 오랜 불공정 무역행위를 처리하지 못해 중국 정권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중은 1년 넘게 무역 갈등을 빚어 오고 있다. 이러한 사안은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해결하고자 하는 중대 이슈다.

2016년 대선 캠프에서 트럼프 후보의 수석 고문이자 워싱턴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객원 연구원인 스티븐 무어는 “트럼프는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 그는 중국 정부에 대해 매우 좌절하고 있다”며 새로운 관세 부과가 무역회담의 진전을 이끌 협상 전술이라고 말했다.

무어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 교착상태에 빠지지 않고 무역 거래 성사되도록 중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며 “그들이 대기 전술(play a waiting game)을 하지 못하도록 지금 나사를 조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 잔디밭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트럼프가 패배하기를 빌면서 선거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뻣뻣한 사람과 거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연이은 트윗을 통해 재선에 성공하면 무역협정이 안 될 수도 있고, 현재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는 것보다 중국에 더 나쁜 협상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농무부는 1일, 지난달 25일 대두 6만8천 톤을 중국에 판매한 것을 확인했다. 이 거래는 중국 정부가 약 1년 전 미국상품 600억 달러에 25% 보복관세를 부과한 뒤에 중국 정부가 5개 대두 수입 업체에게 면제해준 후 한 민간 구매자에 의해 처음 이뤄진 것이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이자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로버트 스팰딩은 “그들(미국 협상가들)은 중국인들이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으로 짐작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회담 결과가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개혁하고 가까운 미래에 진정한 시장 기반 경제로 변모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팰딩 연구원은 “미국은 특히 마이크로 전자 및 통신 하드웨어와 같이 국가 안보에 중요한 산업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중국은 너무 오랫동안 우리의 개방적인 시스템을 이용해 왔다. 이제는 우리가 우리나라를 보호하고 경제를 재조정하며 미국인들을 다시 일하게 할 때다”라며 “미국은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후 엄청난 실직 사태를 겪었던, 제조업 부문의 재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0% 관세인상 발표 직후, 미국 주가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급락했다. 세계 양대 경제대국의 다음 회담은 9월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