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 “文, 지도자·협상가로 약했다” 낮게 평가

하석원
2021년 04월 24일 오후 3:05 업데이트: 2021년 04월 25일 오전 12:24

업데이트: 청와대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연합뉴스에 보도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를 내놨다.

뉴욕 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이메일 성명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지도자로서, 협상가로서 약하다(weak)”고 평가했다.

이번 성명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미국 좌파매체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변죽만 울렸다”며 실패로 평가한 뒤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문 대통령과 한반도에 대해 논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북한의 김정은은 현재 한국의 대통령인 문재인을 절대 존경하지 않았다”면서 “한국(South Korea)을 향한 (북한의) 침략을 막았던 것은 항상 나였는데, 그들에게 불행하게도 나는 더이상 그곳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국가안보가 쉽지 않은 상황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방위금 분담 협상에 대해 언급하며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장기간 지속된 군사적 바가지 씌우기와 관련한 것을 제외하면 지도자로서, 협상가로서 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수십 년간 바보 취급을 당했지만, 나는 우리가 제공하는 군사적 보호와 서비스에 대해 한국이 수십억 달러를 더 지급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운데 서 있다.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도록 여러 차례 압박했다.

그는 지난 2019년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우리는 약 82년 동안 그들(한국)을 도왔지만,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며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약 한 달 만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타결했다. 양국은 분담금을 작년보다 13.9% 인상하고 향후 4년간 매년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만큼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이 우리에게 지불하기로 한 수십억 달러를 심지어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를 꼬집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이뤄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염두에 둔 발언도 남겼다. “좌파 정치인들의 끔찍한 합의다” “미국의 일자리를 해친다”는 게 개정 전 한미FTA에 관한 그의 평가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다행히도 퇴임하기 전에 새롭고, 기존에 있던 것보다 훨씬 더 공정한 무역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면서 “이 합의가 미국의 위대한 농부와 제조업자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