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호인 “탄핵 재판에서 부정선거 주장 안할 것”

이은주
2021년 02월 4일 오전 9:03 업데이트: 2021년 02월 4일 오전 11:1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호를 맡은 브루스 카스트로 변호사가 재판에서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명의 담당 변호인단이 모두 사임한 배경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주장을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카스트로 변호사는 3일(현지시각)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국적으로 선거가 어떻게 치러졌는지에 대한 많은 의문이 있다”면서도 “그것은 다른 장소에서 나와야 할 것이고 상원 재판에서 주장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가진 것으로도 (재판에서)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지 않고 법률적 타당성만으로도 탄핵 무죄 평결을 얻어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카스트로 변호사는 탄핵 변호팀이 해체된 것이 트럼프가 부정선거 주장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라는 일부 보도와 추측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부정선거 주장이) 사람들이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한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이란 생각을 어디서 갖게 됐는지 모르겠다”면서 대통령의 개별 승인이 필요한 서류에는 부정선거와 관련된 내용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5명의 변호인단이 사퇴한 지 하루 만에 다시 5명으로 구성된 탄핵심판 대응 변호인단을 선임했다. 데이비스 션 변호사와 카스트로 변호사가 탄핵심판 변호팀을 이끌고 있다. 

트럼프 측 변호인단과 민주당은 지난 2일 상원에 각각 서면 자료를 제출해 트럼프가 탄핵 대상으로 적법한지 등의 여부를 두고 팽팽히 맞섰다. 

션 변호사와 카스트로 변호사는 서면 변론에서 “트럼프는 공직에 있지 않기 때문에 탄핵심판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는 수정헌법 제1조에 따른 표현의 자유의 보호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은 지난달 6일 의회 폭동 사태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선동해 발생한 것이며, 그의 발언은 헌법상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되받아쳤다. 

카스트로 변호사는 폭동 선동죄 관련 법규에 의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범죄행위로 간주될 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이 정한 ‘임박한 무법 조치(imminent lawless action)’ 테스트에서도 트럼프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인정할 만한 내용이 없고, 이를 증명할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의회 폭력 사태에 대해 개탄했으며, 난입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비판한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연설을 했는데 사람들이 흥분했다고 해서 그것이 꼭 연설자의 잘못이란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직 출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탄핵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 탄핵심판은 8일 개시된다. 

상원 의석이 50대 50으로 동률인 가운데 유죄 평결을 위해서는 공화당 의원 17명의 반란표가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공화당 의원 45명이 탄핵 심판 추진은 위헌이라는 데 동의해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