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트댄스-오러클 간 ‘틱톡’ 매각 합의안 승인

하석원
2020년 09월 20일 오후 1:45 업데이트: 2020년 09월 20일 오후 2: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 매각 합의안에 대해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각) 대선 유세를 위해 백악관을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틱톡에 관한 큰 뉴스가 있다”며 “이 합의를 개념적으로 승인했다”고 말했다.

틱톡 모회사인 중국기업 바이트댄스는 미국 기업 오라클, 월마트에 지분을 넘기고 틱톡을 운영하는 새로운 합작사를 세우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과 오라클, 월마트가 미국에 ‘틱톡 글로벌’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별도의 클라우드 서버를 구축하고 강력한 보안 조치를 실행할 예정이라며 “중국과 무관한 새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틱톡이 사용자 개인정보를 승인받지 않은 방식으로 수집해 중국 정부에 넘겨 심각한 보안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협상에서 미국기업이 51% 이상의 지분을 취득해 틱톡을 완전한 미국회사로 만들도록 요구해왔다.

틱톡 로고(왼쪽)과 모기업 바이트댄스(字节) 로고 | 로이터=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합의로 오라클과 월마트가 새로 설립되는 틱톡 글로벌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여기에 미국 투자자들의 지분을 더하면 총 53%의 지분을 미국이 보유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나머지 47%는 중국 투자자(36%), 그 외 지역(11%)이 나눠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글로벌이 여전히 틱톡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텍사스에 본사를 두고 최소 2만 4천명을 채용해 매년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납부할 것이라며 설명했다.

11월 대선을 의식해 경제성과를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행정명령에 서명해 이번 인수협상 마감시한을 9월 20일로 정하고 매각 절차를 오는 11월 12일까지 마치도록 했었다.

이와 함께 이번 협상으로 틱톡이 중국과 완전히 무관한 기업이 되도록 바이트댄스에 압박을 가해왔다.

이번 협상은 아직 베이징 측의 승인이 남아 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감독도 거처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 모든 게 진행되는지 아닌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그들이 해낸다면 근사한 일이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괜찮다”고 했다.

합의안대로 진행되지 않아 틱톡 매각이 무산되더라도 미국으로서는 손해 보는 일이 아니라는 의미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이날 협상 진전을 고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 앱스토어의 틱톡을 삭제하도록 했던 기한을 9월 20일에서 27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틱톡 합의안에 오라클과 월마트가 새 회사 설립 후 텍사스에 근거지를 둔 미국 교육기금에 50억 달러(약 5조8천억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 젊은이들의 교육을 위해 대규모 기금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