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죄 찬성표 증가…탄핵심판 조만간 마무리”

이은주
2021년 02월 12일 오전 9:30 업데이트: 2021년 02월 12일 오전 10:57

미국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무죄 찬성하는 표가 늘어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 탄핵심판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탄핵심판 이틀째인 10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그들(민주당)의 눈앞에서 무너지고 있고 오늘 이후 무죄표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바라건대 일요일(14일)까지는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변론에 나선 하원 탄핵소추 위원들은 8시간 동안 영상과 사진 등을 공개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들의 변론이 유죄를 입증하지는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는 주장이다. 그는 “오늘 이후 무죄표가 늘어나고 있다”며 “나는 대부분의 공화당원들이 하원 위원들의 변론이 공격적이고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고 본다”고 했다. 

또 의사당 난입사태가 끔찍했고 난입자들이 감옥에 가야 한다면서도 민주당 의원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서만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하원 위원들은 사람들이 내 집에 무단 침입하려 하고 수잔 콜린스를 뒤쫓아 가고 우리 모두에게 침을 뱉으려고 한 일들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고 꼬집었다. 

콜린스 상원의원(공화당)은 지난 2018년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인준 표결에서 당초 유보했던 입장을 돌려 찬성표를 던졌고, 이로 인해 캐버노 대법관 인준 반대자들로부터 위협을 받았다. 그레이엄 의원의 경우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지원금 승인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그의 자택이 시위대의 표적이 됐었다. 

공화당 내에서는 탄핵심판을 서둘러 처리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존 코닌 의원은 11일 “우리는 이 일이 토요일까지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고, 셸리 무어 캐피토 의원은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일요일과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며 이번 주 내로 신속히 처리하자는 입장을 피력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검사 격인 탄핵소추 위원들의 변론이 설득력 있었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의원들은 탄핵 표결에 대한 견해가 바뀌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로이 블런트 의원은 “나는 변호사가 아니지만 검사가 대통령을 상대로 법정에서 할 수 있는 사건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팀 스콧 의원은 “기껏해야 6명의 공화당원을 얻을 수 있고 다른 모든 것은 예전처럼 유지될 거라고 본다”고 했다. 즉, 트럼프 탄핵에 합헌 결정을 내린 공화당 의원 6명을 제외하곤 모두 무죄에 표를 던질 것이란 얘기다. 

앞서 상원은 지난 9일 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합헌인지에 대한 표결에서 찬성 56대 반대 44로 가결했다. 

민주당 전원이 찬성한 가운데 공화당에선 수전 콜린스, 리사 머카우스키, 미트 롬니, 벤 세스, 팻 투미 의원 등 5명이 찬성했고, 탄핵심판을 위헌이라고 표결했던 빌 캐시디 의원이 입장을 선회해 찬성표를 던졌다. 

탄핵안은 부결될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의원 100명 중 3분의 2 이상(67명)이 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화당에서 최소 17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데, 대부분 의원들은 탄핵 반대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는 탄핵심판에서 두 번 무죄 판결을 받게 된다. 지난 2019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첫 번째 탄핵 심판대에 섰으나 상원에서 무죄를 받은 바 있다.

* 이기사는 자카리 스티버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