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매코널 공화당은 선거 못 이겨…MAGA 플랜 필요”

이은주
2021년 02월 17일 오전 11:50 업데이트: 2021년 02월 17일 오후 12:00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매코널이 이끄는 공화당은 앞으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세이브 아메리카’ 수퍼팩(PAC·정치활동위원회)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매코널의 리더십 아래 공화당은 2020년 선거에서 상원 다수당 지위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임기 중 제안한 ‘국민 1인당 2천달러 지급’ 경기 부양안을 매코널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조지아주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증액안을 거부했기 때문에 다수당을 가르는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패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5일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2석 모두 확보해 상원에서 다수당이 됐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민 1인당 지원금을 6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증액하라고 요구했다. 하원은 트럼프가 요구한 증액안을 통과시켰지만 맥코널 반대로 상원에서 처리가 무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매코널)는 우리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이나 옳은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적절하고 필요한 경우, 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지지하는 이들을 지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탁월하고 강하고, 사려 깊으며 인정 많은 리더십을 원한다”고 했다.

또 매코널 리더쉽 아래 공화당은 “미래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 제도를 확보하기 위한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코널이 대중 강경 정책을 밀고 나가는 데 있어서도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매코널 가족의 상당한 중국 사업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리더십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교통장관을 지내다 지난달 7일 사임한 매코널 부인 일레인 차오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중국계인 차오의 가족은 운송회사 포어모스트 그룹을 통해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성명은 친트럼프냐, 반프럼프냐를 놓고 공화당 내부 분열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트럼프에 대한 탄핵 표결을 거치면서 당내 갈등이 부각됐다.

지난 13일 상원 탄핵심판에서 유죄에 투표한 공화당 상원의원 7명은 당내에서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2022년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는 리즈 체니 하원의원 역시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뒤 동료 의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매코널은 탄핵부결 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그(트럼프)가 세계 최대 메가폰으로 대고 외친 미친 거짓말(unhinged falsehoods) 때문에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습격했다”고 비판했다. 또 “난입사태 당시와 이후 트럼프의 행동은 비도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와 변호인단은 트럼프가 의회 난입사태 때 ‘폭력을 선동했다’(내란 선동)는 탄핵 혐의를 부인했었다.

매코널은 탄핵에는 반대표를 던졌지만, 지난달 6일 의회 난입사태에 트럼프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무죄에 투표한 건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위헌”이라는 헌법을 옹호하기 위한 취지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직에서 물러난다고 책임까지 면책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면서 트럼프의 퇴임 후 형사 처벌 가능성을 언급했다.

향후 의회 선거에 대해 그는 “트럼프가 지지한 후보들이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지지하지 않겠다”고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전했다.

그는 “가능한 11월에 승리할 수 있는 공화당 후보들이 나오는 게 목표”라면서 “그들 중 일부는 전 대통령(트럼프)이 좋아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가 누구를 지지하느냐 보다 선출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맥코널 의원실은 이와 관련한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