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전격 해임…내각 교체 잰걸음

하석원
2020년 11월 10일 오전 5:23 업데이트: 2020년 11월 10일 오전 6:09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경질됐다. 후임에는 크리스토퍼 밀러 대테러센터장이 장관(대행)으로 임명됐다.

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아주 존경받는 크리스토퍼 C. 밀러 대테러센터장이 국방장관 대행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즉각 효력 발생”이라고 전했다.

이어 “크리스가 잘 해낼 것! 마크 에스퍼는 해임됐다. 그의 근무에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의 해임 사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임명돼 상원에서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90 대 8로 인준을 받았다.

국방부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후임 장관(대행)인 밀러는 국방부 차관보(ASD)로 재직 중이었으며 2018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대통령 특보 겸 대테러 수석부국장을 지냈다.

그는 전략적 수준의 정책 수립과 실행, NSC와 백악관 고위 지도부에 대한 지원을 담당했다.

지난 7일 조너선 호프만 미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에스퍼 장관의 사임설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나돌고 있다”며 에스퍼 장관은 사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호프만 대변인은 “대통령의 뜻에 따라 국방장관을 계속 맡아 국방전략의 확고한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잇따른 관료 사퇴설 등 추측성 보도에 대한 피로감을 나타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7월경 경질설에 휘말렸고 이로 인해 이달 초에는 몇몇 상원의원들이 에스퍼 장관의 유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미군 철수 방침에 반발해 지난해 12월 전격 사임한 제임스 매티스(70) 전 장관 후임으로 임명됐다. 당시 그는 육군장관으로 재직 중이었다.

일각에서는 에스퍼 장관이 지난 6월 ‘흑인생명도 소중하다'(BLM) 운동으로 촉발된 폭동에 군 투입을 반대해, 군 동원도 가능하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다는 점이 경질의 이유로 언급되고 있다.

대선 관련 소송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판세 급변 시 발생할 수 있는 격렬한 시위에 대비해 치안 유지력을 다져두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해외 원조기구인 국제개발처 보니 글릭 부처장을 해임하고 새 인물을 임명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해임설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