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英 총선 존슨 보수당 승리 축하”…새 무역협정 체결 의사 내비쳐

이사벨 반 브루겐
2019년 12월 14일 오후 2:55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37

영국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압승을 거두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유럽연합(EU)에서 탈퇴(브렉시트)할 수 있게 된 것을 축하하며 영국과 새로운 무역 협정 체결의 뜻을 내비쳤다.

2016년 6월,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공식 결정한 이래 최근까지도 EU와 협상을 진행하며 자국 내 정치적 혼란기를 겪어야 했다. ‘브렉시트 완수’를 공약으로 내건 존슨 총리는 12일(이하 현지시간)에 열린 영국 총선에서 절반을 훌쩍 넘는 보수당의 승리를 이끌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해 브렉시트 합의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킬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보리스 총리에게 “축하한다!”며 영국과 미국은 이제 브렉시트 이후 “대규모의 새로운 무역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양국의 무역 협정은 “EU와 체결할 수 있는 어떤 거래보다 훨씬 크고 수익성이 높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은 13일 오전 전날 선거의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런던의 보수당 행사에서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개표 결과 보수당은 47석이 증가한 하원 364석을 확보해 마거릿 대처 총리가 이끌던 1987년 이후 최대 다수당이 됐다. 야당인 노동당은 과반수 326석에 훨씬 못 미치는 203석에 머물면서 당대표 제레미 코빈 의원은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임을 표했다.

존슨 총리는 환호하는 군중을 향해 “우리가 해냈다. 보수당이 교착상태를 뛰어넘어 장애물을 부쉈다”며 응원했다.

승리의 연설에서 존슨 총리는 “새날이 밝았다”면서도 참패한 야당에 유감의 뜻을 전했다. 그는 또한 “‘만약’도 ‘하지만’도 ‘아마도’란 말은 없다”며 내년 1월 31일까지 EU 탈퇴의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브렉시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인 영국이 거대한 무역 연합체인 유럽연합에서의 탈출을 시도하는 것이며, 영국의 건재함을 시험하는 정치·경제적 도박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이 EU에 가입한 지 거의 반세기가 지났다. 존슨 총리는 새로운 국제 무역 협정을 체결하고, 홍콩, 뉴욕과 함께 글로벌 3대 금융센터 중 하나인 런던의 위상을 보존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영국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 4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스코틀랜드는 EU를 탈퇴하면 분리 독립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제2야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이번 총선에서 48석을 석권했다. 국경의 통관 절차로 오랫동안 논쟁을 벌였던 북아일랜드 또한 아일랜드 민족주의자들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넘어야 할 장벽도 만만치 않다.

영국에서 일어난 정치적 변동으로 노동당의 텃밭이던 노동자 계층, 소위 레드 월(Red Wall) 상당수가 보수당에 표를 던졌다.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이유 중 하나는 EU 국가간의 자유로운 왕래로 인해 이민자 수가 불어나면서 영국인은 일자리 부족의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2015년 기준 영국으로 들어온 이민자 수는 약 37만 명으로 영국 당국이 예상했던 10만 명의 4배 수준이었다.

보리스 총리는 “이제 브렉시트는 영국인들에게 반박이나, 거부,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결정”이라며 “보수당에 표를 내준 전통적으로 노동당을 지지했던 근로자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보리스 총리는 “변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변화해야 한다”며 “국가가 우리에게 부여한 역사적인 권한으로 도전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