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트랜스휴머니즘, 인류를 종말로 이끄는 사이비종교”

김연진
2023년 04월 20일 오전 10:12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14

과학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 능력을 개선하려는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이 생명공학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트랜스휴머니즘은 쉽게 말해서 ‘인간 개조’를 뜻하며, 인간을 개선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한다. 생명공학의 신기술이 장애, 질병, 노화 등을 극복하게 해줘 궁극적으로 인류 전체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트랜스휴머니즘으로 인한 인간의 존엄성 상실 등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에포크TV 다큐멘터리 ‘인간 개조: 생명공학은 우리를 어떻게 바꾸고 있나’는 트랜스휴머니즘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윤리 및 공공정책 센터 ‘생명윤리와 미국 민주주의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의사인 애런 캐리어티는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개선했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의 남용으로 인간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기술은 중립적이고, 단순히 우리가 쓰는 도구에 불과하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어떻게 우리가 인간성을 유지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간 개조’는 인간의 본성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 초인간(超人間)으로 만들고자 하는 프로젝트”라며 “과학 기술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또 다른 종(種)의 인간을 창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윤리 및 공공정책 센터 ‘생명윤리와 미국 민주주의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의사인 애런 캐리어티 | 에포크TV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부교수를 맡고 있는 변호사 겸 생명윤리학자 콘세타 더들리는 “우리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법과 윤리가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라며 “기술이 우리를 한참 앞서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말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법과 윤리가 기술의 발전을 따라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신기술에 대해 올바른 결정과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콘세타 더들리는 “어쩌면 초인간은 탁월한 계산 능력이나 빠른 사고 능력을 가질 수도 있다”며 “그러나 언젠가 그것이 현실이 되면 인간성의 측면에서 정말 우리가 진보한 것인지 의문이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신기술을 누가 통제하게 될지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인간성을 자신들이 통제, 조작할 수 있는 실험 대상으로 바라본다. 극소수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뒤틀린 세계관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런 캐리어티 역시 이런 의견에 동의하며 트랜스휴머니즘이 엘리트주의에 기반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선택된 소수만이 발전된 과학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고, 과학과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은 ‘퇴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겸 생명윤리학자 콘세타 더들리 | 에포크TV

‘인듀란 벤처스’ 대표 피터 블레이니는 “‘인간 개조’는 실제로 인류를 종말로 이끌 수 있다”며 “그 목표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소수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트랜스휴머니스트들도 그런 집단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그들에게는 어떤 도덕적 제동 장치도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윤리 따위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생존을 위해 우리는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윤리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미니스트 커런트 매거진’ 편집장인 메건 머피는 “사람들은 기술이 언제나 우리 편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 모든 것들은 이윤을 위해 존재하며, 더 나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생명공학 신기술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했다.

이어 “(트랜스휴머니즘은) 제가 보기엔 사이비 종교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1부 영상>

*2부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