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에 ‘고맙습니다’라고 적었더니 기사님이 보고 활짝 웃어주셨어요”

이서현
2020년 10월 18일 오전 11:5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25

청각장애를 가진 기사님들이 운전하는 조용한 택시 ‘고요한 M’이 화제다.

최근 한 누리꾼은 ‘고요한 M’을 이용한 후기를 전했다.

그는 ‘청각장애인이 운전하는 택시 어떠세요?’라며 “가까운 거리 외근 가면서 고용한 택시를 탔다”고 밝혔다.

더불어 택시의 외관과 의사소통을 위한 태블릿 그리고 기사님의 딸이 적은 손편지 등의 사진을 공유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손편지에는 “저희 아빠 차량에 탑승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아빠는 운전 베테랑에 늘 안전하고 신속하게 운행해 주시는 슈퍼맨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편안하게 이용해주세요. 의사소통이 조금 불편하시겠지만, 친절 서비스만큼은 제가 보증합니다”라고 당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모든 기사님이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고용한 M’의 시작은 고요한 택시였다.

2018년 6월, 사회적기업인 코액터스가 청각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런칭한 택시서비스다.

이후 지난 7월 ‘고요한 M’으로 이름을 바꿨다.

유튜브 채널 ‘고요한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청각장애인이 운전한다는 것에 우려를 보내는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듣지 못하는 대신 청각장애인은 일반인보다 시야가 1.5배나 더 넓다고 한다.

방어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아 교통사고 발생률도 0.012%로 적은 편이다.

또 택시를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되어도 생활에서는 15~20년간 안전하게 운전한 베테랑 운전자들로 구성됐다.

기사님들은 택시 자격증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범죄 이력 여부 등도 조회한다.

유튜브 채널 ‘현대자동차그룹’

2018년 11월 기준 7명이던 청각장애인 택시기사님은 2020년 26명으로 늘었다.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과 협업해 자동차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청각장애인에 맞게 구축했다.

안전하게 운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택시 앞자리와 뒷자리에 설치된 태플릿 PC를 통해 소통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고객 중에는 불안해서 그냥 내리거나, 운전 능력을 의심하며 ‘아픈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 ‘고요한모빌리티’

코액터스는 택시를 이용하는 데 있어 불안해하거나, 불편할 일은 없다고 안내한다.

이는 이용자들의 반응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한 번이라도 ‘고요한 M’을 이용해 본 사람들은 “청각장애인분 택시 두 번 탄 적 있는데 좋았다” “부드럽게 운전해주셔서 편안했다” “되게 친절하셨다” 등의 이용 후기를 남겼다.

한 누리꾼은 “감사하다는 말 하고 싶어서 도착 전에 급하게 패드에 막 쓰려고 하니까 무슨 일인지 몰라 긴장하는 표정이시다가 메시지 전송된 거 보고 활짝 웃어주셨다. 너무 좋은 기억이라 다시 타보고 싶다”라며 따뜻한 추억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