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 중요성 재인식이 저출산 해법” 이교원 강북삼성병원 자연출산센터장

정향매
2023년 06월 29일 오후 8:25 업데이트: 2023년 07월 10일 오후 5:56

2023년 6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올해 4월 출생아 수는 역대 4월 기준 최초로 월별 2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월별 출생아 수는 89개월 연속 감소세다. 인구 절벽 위기 속에서 “태교가 저출산율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진정한 처방전”이라고 제시하는 산부인과 의사가 있다. 이교원 강북삼성병원 자연출산센터장(산부인과 교수)이 그 주인공이다. 

이교원 센터장은 저서 ‘사랑수 탄생’에서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썼다. “태아사랑 문화가 널리 퍼지면, 태교에 매료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이들은 순수하게 아이를 낳고 싶고, 아이를 키우고 싶어 아이를 갖게 될 것이다. 인간을 낳고 싶고, 인간을 아끼고, 도와주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 본디 태어날 때 우리는 인간을 서로 사랑하도록 입력되어 있어 아무런 저항 없이 인간이 그저 좋은 마음, 우리는 바로 이 마음에 기대어야 한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오직 태교만이 할 수 있다. 이것이 저출산율을 극복하는 진정한 처방전이다.”

이교원 센터장은 태교·자연 출산 분야 권위자이다. 경북대 의대 졸업 후 산부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고려대에서 의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UCLA 의대 교환교수로도 활동했다. 2014년 아름다운 태교·출산 문화 확대, 중국 의료진 대상 모자보건 글로벌 의료사업, 산모와 태아의 건강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엄마의 행복 속에 웃으며 태어나는 아기는 우리의 미래”라며 “행복한 태교와 출산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교원 센터장은 2009년 ‘사랑수탄생 분만법’을 개발했다. 엄마의 자궁과 유사한 환경에서 아이가 스트레스 없이 태어날 수 있도록 돕는 분만법이다. 2013년부터는 강북삼성병원에 ‘태교대학’을 개설해 태교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미래의 산부인과는 태교를 통한 태아의 지성, 지능까지 관리해주는 복합진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교원 센터장을 6월 26일 서울 서대문구 강북삼성병원에서 만났다. 

산부인과 교과서에는 태교 관련 내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태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교원 센터장은 자신도 “태교에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며 미국 UCLA 의대 연수 경험을 들었다. “2003년 미국 연수 갔을 때 줄기세포를 연구했습니다. 이듬해 한국에 돌아와 줄기세포 연구를 지속하다 이 분야의 한 교수님으로부터 논문 한 편을 받았습니다. 논문 내용은 실험용 쥐를 세 개 그룹으로 나눠서 실험을 한 것이었습니다. A그룹에게는 클래식 음악을 하루에 2시간씩 들려줬습니다. B그룹은 아무것도 들려주지 않았습니다. C그룹은 소음을 들려줬습니다. 이 후 이 세 그룹의 쥐가 새끼를 낳은 후 뇌를 해부해본 결과, A그룹 쥐의 뇌신경은 발달돼 있었고, B그룹은 보통이었고, 소음을 들려준 C그룹은 뇌 자체가 발달돼지 않았습니다. 결과를 보니 충격적이었죠.” 

그는 그때부터 태교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게 됐다. “태아의 지능이나 지성에 대해서는 간호학에서는 조금 다루는데 의과대학 교과목에는 아예 없었습니다. 그 논문을 읽고나서 태교에 대해 공부하다보니까 태교가 중요하고, 태아의 지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훗날 이교원 센터장은 저서 ‘사랑수탄생’에서 ‘건강한 뇌를 만드는 태교’를 소개했다. 뇌의 생성, 성숙, 완성 단계는 태아기부터 만3세까지 이루어지며 태아기와 출생 시 스트레스는 아기의 뇌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핵심이다. 

태내 10달과 생애 첫 1시간이 아기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많은 경험 중 가장 최초의 경험을 ‘각인’이라고 합니다. 태아는 15~20주 사이에서 ‘귀’ 부분이 완성되며 듣기 시작합니다. 태아의 미각은 임신 초기부터 발달됩니다. 15~16주 때부터 태아가 양수를 마시면서 임산부가 먹은 음식을 맛보게 되죠. 태내에 있을 때 좋은 자극을 받아야 아기의 뇌가 잘 발달된다는 의미입니다. 태아가 갓 태어나서 시각, 촉각, 미각, 후각, 청각 등 오감으로 처음 느끼는 생애 최초의 감각은 갓 타어난 아기의 심리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삶에 대한 시각, 세상을 보는 가치관, 개인의 인격 형성과 대인 관계, 직업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죠. 더 나아가 인생 전체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 센터장은 ‘생애 첫 감각’의 중요성을 깨닫고서 산부인과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느꼈다고도 했다. “아기가 내 손에 살을 처음 맞대어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이 세상은 사랑이 충만한 곳이라는 것을 ‘생애 최초의 순간’에 강하게 전해지도록 진심과 사랑을 다해 아기를 받습니다.” 

아이들의 ‘트라우마 없는 출생’을 돕기 위해 ‘사랑수탄생’을 개발했다고 했습니다. 좀 더 설명해 준다면요.

“갓 태어난 아기는 폐호흡을 하며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고 중력도 느끼게 되면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때 아기를 양수 물에 담궈 양수에 있을 때와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르봐이예 분만법’이 있습니다. 저는 이 분만법을 응용하여 ‘일반물’을 ‘사랑한다’는 말을 담은 ‘사랑수’로 대체했습니다. 태아 사랑을 물로 전달하는 방법인데, 특정 정보가 물의 결정에 반영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양수 결정에도 투영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산모, 가족, 의료진은 아기에게 덕담을 건네는데요. 노래를 들려주거나 편지를 읽어주기도 합니다. 사랑수 안에서 아기가 우는 것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마치 우리가 따뜻한 온천욕을 즐기면서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사랑수탄생’을 임상에 적용하기까지 과정을 설명해 준다면요. 

“병원 의료진에게 ‘사랑수탄생’ 개념을 설명하니 다들 믿기 어려워했습니다. 먼저 병원 간호사, 조산사 6~7명과 TF를 구성한 후 6개월 동안 관련 논문도 찾아보면서 사전 준비 작업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 물에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담아 이른바 ‘사랑수’를 만들어 신생아를 담궈 보기도 하고, 신생아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건네기도 하면서 반응을 결과지에 기록했습니다. 이후 시험 결과를  병원 내에서 발표도 했고요. 이 과정을 거쳐 2009년 ‘사랑수탄생’ 분만법을 본격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교원 센터장은 강북삼성병원 내에 ‘이지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순조로운’이라는 뜻을 담은 ‘이지(easy)’와 출산이란 뜻의 ‘버스(birth)’가 결합된 센터는 제왕절개 출산이 보편화되어 가는 현실 속에서 자연출산을 돕는 역할을 한다.  

2014년 ‘자연출산센터’도 설립했습니다. 설립 배경은 무엇인가요? 

이 센터장은 “태교를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출산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출산은 태교의 완성단계입니다. 태교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프랑스 저명 산부인과 의사 미셀 오당(Michel Odent) 박사의 저서 ‘농부와 산과의사’를 읽었습니다. 출산 과정에서 의료진이 꼭 필요한 조치는 하되 불필요한 개입은 최대한 줄이자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옥시토신, 엔돌핀 등 호르몬에 다량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는 산모와 아기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은 임신, 출산, 수유 과정에서 많이 분비된다. ‘천연 진통제’라 불리는 엔돌핀은 출산 시 대량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책에서 미셀 오당은 오랜 산부인과 의사로서의 체험에 근거해 ‘분만에 있어 촉진제 투여, 회음수술, 제왕절개와 같은 의료적 개입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분만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 같은 문제 제기를 바탕으로, 개인의 건강이라는 차원을 넘어 생태적으로 건강한 문명 회복을 위해서는 좀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출산, 기술적 개입이 최소화되는 출산문화의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즘은 전 세계 90% 이상의 산모가 진통제와 촉진제를 결합한 ‘무통분만’ 방식으로 아기를 낳습니다. 이지버스센터도 기본적으로 자연출산센터지만 일반 분만도 합니다. 통증에 대한 감각도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통증을 쉽게 극복하고 그렇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연출산을 권장하지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이교원 강북삼성병원 자연출산센터 센터장. | 박재현/에포크타임스

지금까지 자연출산으로 태어난 아기는 몇 명이나 되나요?

“자연출산센터를 운영하지만 자연분만(자연출산과 무통분만), 제왕절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출산을 돕고 있습니다. 이지버스센터는 1년에 평균 아이 300명을 받습니다. 자연분만율, 제왕절개율이 각각 50~60%, 30~40%입니다. 자연출산 사례는 전체 분만 중에서 10% 미만입니다. 자연출산센터가 있는 국내 대학병원은 강북삼성병원뿐이고 개인 병원은 서울과 지방에 몇 곳 있습니다. 2014년 무렵 지상파 방송에서 자연출산 다큐가 방영되면서 자연출산이 한동안 유행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사그라들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한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10명 중 6명 꼴로 제왕절개로 태어난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약10년간 제왕절개 분만율을 29.6%에서 58.7%로 급증세이다. 

제왕절개 분만율이 급증세입니다. 

“정부 차원에서 제왕절개율을 낮추려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제왕절개 출산을 원하는 산모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7~8년 전에는 종합병원 평가지표에 제왕절개율이 있었습니다. 당시 제왕절개율이 50% 넘었을 거예요. 이를 30% 대로 낮추려고 노력했지만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학계나 정부 모두 자연분만이 제왕절개보다 좋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사회 분위기가 점점 제왕절개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산모들도 출산 진통이 두려워 제왕절개를 선호합니다. 다만 태교 공부를 한 산모는 자연출산을 하려 노력합니다.” 

자연출산센터에서 운영하는 태교대학과 ‘출산 리허설’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태교대학은 제가 2개월에 한 번씩 진행하는 무료 강의입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을 이용해 사랑수탄생, 음악태교, 음식태교, 태내 트라우마를 치유법, 순산 방법 등을 모여서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2013년부터 시작했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잠시 중단됐다 지난해 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다음 달 태교대학 53기 개강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출산 리허설’은  임신 35주 차 임산부와 남편,  분만실 조산사가 함께 출산 예행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진통이 왔을 때 어떤 동작을 취하고, 어떻게 호흡해야 하는지를 미리 연습하는 거죠. 아울러 분만을 도울 조산사 얼굴도 익히고 이를 통하여 출산에 대한 두려움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교원 교수는 다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성균관의대 산부인과 교수이자 강북삼성병원 유전학연구실 실장, 자연출산센터장 등 1인 3역을 수행하고 있다. 블로그와 카페도 운영하며 대중들과 출산, 태교, 사랑수탄생 등을 주제로 소통하고 있다. 공사다망한 그는 활동 영역을 해외로도 넓히고 있다. 그 공로로 2014년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중국 의료진 대상의 모자보건 글로벌 의료 사업에도 참여했습니다. 

“2012년 중국 옌볜(연변) 조선족자치주에서 산부인과 의사, 간호사, 조산사, 100여 명에게 사랑수탄생을 강의했습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지린성 창춘시에서도 같은 강의를 했고요. 당시 창춘시 보건복지 관련 공무원, 산부인과 의사들이 강의를 들었습니다. 모두 ‘강의 내용이 새롭고 재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라오스, 인도네시아 대학원생들도 강북삼성병원을 찾아 제 태교 강의를 듣습니다. 모두 반응이 좋았습니다. 사랑수탄생에 대한 개념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사랑수탄생 태교 강의를 열심히 듣고 출산한 산모들 중에는 몇 년 후 다른 질병으로 저를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기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때마다 너무 감사하죠. 대체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아기가 너무 착하고 공부도 잘한다. 무엇보다 성격이 너무 좋아서 성가시게 구는 법이 없다. 리더십도 있고 사회생활을 잘한다…’ 태교를 열심히 한 사람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이럽니다. 아기가 정말 저 덕분에 이런 것 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보람도 느끼고요.” 그는 가끔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지만, 그럴 때마다 산모들의 이야기를 생각하며 힘을 얻는다고 했다. 이교원 센터장의 손을 거친 산모와 아기들이 주는 에너지가 활동을 지속하는 힘이라고도 했다.

태교대학은 학생들의 성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이교원 센터장은 먼저 “생명의 고귀함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의 고귀함을 아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성교육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생명에 대한 가치관이 적립되어야만 성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태교대학 강의가 성교육의 기초가 되지 않을까라고도 생각하고요. 태교대학 수강생 중엔 현직 고등학교 교사도 있어요. 그분이 (제게)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도 강의를 해 줬으면 한다고 하셨죠. 말씀하신 선생님 학교에 성교육 담당 교사도 계시는데 그분은 다음 기수에 수강하기로 했습니다. 그분이 수강 내용을 학생들에게 전달하시겠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태아를 위한 문화센터를 만들고 싶어요. 가칭 ‘태아사랑 문화센터’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태교대학 강의만 하고 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복합 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싶습니다. 태교대학 강의에서는 음악 태교를 하고 있어요. 태아의 지능과 지성을 관리하기 위해 산모가 음악을 듣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악기를 다루고 합창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각자 태교를 혼자 하는 것보다 모여서 연속적으로 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태교는 태아를 위한 문화입니다. 지역사회 전체가 참여하면 좋지만 먼저 병원에서 시작해야 되겠죠. 신생아의 지능, 지성도 같이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대상자는 임산부에서 만 3세 신생아까지 확대할 겁니다.”

뜻을 같이할 사람은 있습니까?

이교원 센터장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의 뜻을 이을 후임자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후임이 아직 없어요. 관심 있는 사람 자체가 적죠. 태교대학 수강자에 의대생, 간호대생도 포함시켜 오고 있긴 합니다만 호응이 없습니다. 의사, 간호사, 산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태교는 단순히 출산 전 단계 과정이 아니라, 전 사회적인 차원에서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지금까지 산부인과는 태아의 질병 위주로 진료를 해 오고 있습니다. 미래의 산부인과는 이를 탈피해야 합니다. 태아의 지능, 지성까지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태아기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교원 센터장이 쓴 ‘사랑수 탄생’에는 다음 구절이 있다. “우리 사회의 아픔과 질병, 갈등과 불행의 많은 부분은 태아가 받은 무관심에 있다. 우리가 모른 척한 그들의 과거는 사랑의 결핍이란 현재를 낳고 미래의 위험을 조성했다. 그 현재와 미래가 아직 우리에게 속해 있기에 그냥 외면할 수는 없다. 삶을 순조롭게 시작하는 것은 우리의 많은 갈등과 고민을 푸는 출발점이다. 평화와 번영, 정의와 도덕, 인권과 복지, 자유와 평등, 행복과 사랑을 태어나 수십 년을 살면서 그것들을 힘들게 외칠 게 아니라, 태내 열 달간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것을 주면 된다. 우리가 그토록 주장하는 ‘어린이가 행복하고, 청년이 행복하고, 어른과 노인이 행복한 나라’는 먼저 태아가 사랑받는 ‘태아가 행복한 나라’가 있어야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