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중국은 핵심 파트너…일대일로 참여에도 관심”

리다위(李大宇)
2021년 09월 3일 오후 7:47 업데이트: 2021년 09월 3일 오후 8:43

아프가니스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이슬람 테러단체 탈레반이 공산주의 중국을 아프간 재건을 도울 “핵심 파트너”로 치켜세웠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2일(현지 시각) 보도된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아프간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중국은 아프간에 투자하고 재건 노력을 지원할 여력이 있다”며 “우리의 핵심 파트가 될 것이며 근본적이고 특별한 기회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레반이 고대 실크로드를 되살릴 수 있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은 아프간에 매장된 풍부한 구리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카불 국제공항의 파손이 심각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복구에도 힘쓰고 있다며 “9월 중으로 운항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과 서방 국가들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였던 카불 국제공항은 탈레반 공습 이후 아프간에 거주하던 외국 군대와 정부 관계자, 민간인, 아프간인들의 탈출로 역할을 했다.

파손된 카불 공항이 재건을 마치고 운영 재개에 들어가더라도 예전처럼 서방과의 연결 창구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서방 국가들은 탈레반에 점령된 아프간에 대한 원조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기 전부터, 탈레반을 껴안는 모습을 보였다.

카불이 함락되기 20일 전인 지난 7월 28일,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탈레반 2인자 모라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중국 톈진에서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탈레반의 아프간 정부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미국, 캐나다 등 정부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돼 있다.

공산주의 중국 역시 탈레반을 국제적으로 공인된 정부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외교부 대변인은 탈레반의 승리 선언과 관련해 “아프간 국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표현으로 탈레반 정권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중국은 탈레반 집권이 아프간 국민의 선택이라고 했지만, 탈레반 정부는 출범 전부터 이슬람국가 아프간지부(ISIS-K)의 테러공격을 받는 등 반란세력의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중국이 탈레반 정권 지지를 서두른 것도 아프간에서 촉발된 이슬람 세력의 내홍이 신장 위구르자치구로 번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크리스티안 휘튼 전 미 행정부 고문은 지난달 25일 언론 기고문에서 중국 공산당이 탈레반을 끌어들이며 친밀한 관계인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다르다며 이슬람 세력을 달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