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직원들에게 “덜 백인처럼 행동하는 법” 교육 

이은주
2021년 02월 23일 오후 12:49 업데이트: 2021년 02월 23일 오후 12:50

코카콜라가 직원들에게 마르크스주의 비판적 인종 이론을 도입한 교육을 받도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비판적 인종 이론은 역사를 백인과 다른 인종 간의 투쟁으로 재해석한 마르크스주의적 이념이다.

인종, 성별, 성적 지향에 따라 사회를 나누고 기존의 ‘계급투쟁’ 대신 인종과 성별 간 투쟁을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백인은 억압자로, 비(非)백인은 피억압자로 분류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마르크스주의 반대 운동가 칼린 보리센코는 익명의 한 내부고발자가 강의 슬라이드를 캡처한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에는 코카콜라가 직원들에게 인종차별에 맞설 것을 요구하고, ‘백인성’에 대해 교육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사진이 어디서 찍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내부고발자가 캡처한 사진 속 강의제목은 ‘인종차별에 맞서다. 백인이 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라. 인종차별주의자가 무슨 의미인지 도전하라’이다. 

한 슬라이드에는  ‘덜 백인처럼(less white) 행동하는 법’ 목록이 나열됐다. “덜 억압적이고 덜 교만하고, 덜 확신하고, 덜 방어적이고, 덜 무지하며, 더 겸손하게 경청하고, 더 신뢰하고, 백인 연대를 깨고, 무관심을 깨라” 등이다. 

또 다른 슬라이드에는 “미국과 서구 국가들의 백인들은 그들이 백인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우월하다고 느끼도록 사회화된다”면서 “연구에 따르면 3~4세 어린이들은 백인이 되는 게 더 낫다고 이해한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슬라이드에서는 “덜 백인처럼 행동하라(Try to be less white)”라고 결론 내렸다.

해당 게시글이 올라온 뒤 보수진영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하밋 딜런 변호사는 “백인에 대한 노골적인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고, 캔디스 오웬스는 “코카콜라 직원들이 노골적 인종차별과 차별을 이유로 회사를 고소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비판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 보수 논객으로 유명한 오웬스는 트위터에 “만약 한 기업이 흑인들에게 ‘덜 흑인이 되는 법’을 알려주는 훈련 키트를 보냈다면, 세상이 망가지고 소송이 뒤따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종차별을 극복한다는 명목으로 백인을 역차별하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코카콜라는 21일 성명을 내고 “코카콜라 훈련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영상과 사진은 회사 측 교육과정(커리큘럼)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회사는 “우리의 ‘함께 더 나은(Better Together)’ 글로벌 교육은 포용적인 업무 공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학습 계획의 하나”라면서 이는 각각 몇 분짜리 짧은 사례로 구성됐고, 온라인 교육서비스 ‘링크드인 러닝’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의 영상은 링크드인 접근이 가능하지만, 회사 측 커리큘럼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고 학습 프로그램을 적절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코카콜라 대변인 역시 이러한 훈련이 회사의 학습 계획 중 일부임을 시인하면서도 소셜미디어에서 떠돌고 있는 영상 및 사진은 회사 커리큘럼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지지 않는다고 뉴스위크에서 밝혔다. 

에포크타임스는 코카콜라에 논평을 요청한 상태다. 

비판적 인종 이론은 지난 몇 년간 미국 내 공립학교와 대학, 직장, 연방정부 기관까지 서서히 퍼져나갔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전인 지난해 연방정부 기관이 공무원들에게 비판적 인종 이론에 입각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연방정부와 사업 계약을 맺거나 보조금을 지원받는 개인 혹은 단체에도 관련 개념을 가르치는 것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