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상근무’ 중 숨진 아빠 영정사진 들고 펑펑 우는 11살 아들

김연진
2020년 03월 9일 오후 3:22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03

코로나19 비상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성주군 공무원 故 피재호씨.

지난 8일 오전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그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동료 공무원 500여명이 참석했고, 고인에 대한 묵념과 사무관 추서, 조사, 추도사, 헌화 등이 1시간 넘도록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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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직원은 추도사에서 “자상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후배를 챙겨주고, 어려운 일에도 언제나 앞장섰던 분이었다”라며 “작별 인사도 못 하고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났다”며 눈물을 보였다.

고인은 아내와 어린 아들 3명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이제 갓 돌이 지난 막내아들의 ‘아빠’ 소리도 못 듣고 눈을 감았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어린 아들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없이 떠났는가”라며 “남은 아들과 아내 걱정은 그만 접고, 편안한 마음으로 저세상 향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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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상주는 고인의 11살짜리 아들이었다. 어린 아들은 커다란 아빠의 영정사진을 가슴에 꼭 품고 눈물을 참고 있었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하나둘 눈물을 터뜨리자, 결국 아들도 참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영결식이 끝난 뒤 유가족들은 고인이 근무하던 사무실과 책상을 둘러보며 한참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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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아내는 아이들에게 “여기가 아빠가 근무하던 곳이고, 이게 아빠가 일하던 책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아들은 책상을 어루만지며 멍하니 바라보다 “아빠, 이제 가요”라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고인의 유해는 성주 용암면 선영에 안치됐으며, 성주군 측은 고인에게 사무관 특진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