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한 폐렴 확산…군인 사망자 180명, 격리 3700명 “마스크 자체 생산 가동”

이사벨 반 브루겐
2020년 03월 11일 오후 2:18 업데이트: 2020년 03월 11일 오후 2:21

북한은 우한 폐렴 발병 직후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철저한 국경차단과 의심환자 격리 등 선제적 조치로 예방에 힘써 왔지만, 바이러스 국경 통과를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중국과 접경한 평안북도 정주시 원단·의류공장들이 마스크 생산에 총동원됐고, 소독약 생산을 늘려 모든 공장과 기업소, 협동농장, 거주 구역에 제공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단 한 건의 우한 폐렴 환자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이러한 정황은 이미 감염환자들이 널리 퍼져 있음을 시사한다.

북한 뉴스 전문매체 데일리NK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1,2월 180명의 북한군이 우한폐렴으로 사망했으며, 3700명이 격리됐다고 6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3일 군의국이 최고사령부에 보고한 내용이다.

사망자는 특히 중국과 국경을 맞대는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함경북도에서 주둔하는 국경경비대 소속 병사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2달 새 200여 명의 군 병력을 잃은 당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당국은 소식이 밖으로 새어 나갈까 우려해 ‘시신을 화장하라’는 명령 대신 ‘시신 소독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군 병원에서 사망자들을 화장한 적이 없었다는 게 이유다. 갑자기 모두 화장 처리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군 수뇌부의 판단이었다고 소식통은 전달했다.

우한 폐렴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평양 송교 니트 제조 공장 직원들이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2020.2.6. Kim Won-Jin/AFP via Getty Images

이달 초 복수 언론에 의하면 북한 당국은 평안남북도와 강원도에만 최소 7000명을 자택 격리시켰다.

북한에도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북한의 확진 사례 보고가 아직 없다”고 발표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지난 5일(스위스 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북한 같은 나라들은 준비태세를 잘 갖추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북한으로부터 확진 보고를 받으면 언제라도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AP 통신 등 외신은 북한 당국이 자국내 주재 외교관들을 특별항공편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송했다고 9일 보도했다.

이번 외교관의 출국 조치는 지난 2일 북한 주재 외교관들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를 1개월 만에 해제한 후 따른 것이다.

콜린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 대사는 러시아로 출국한 날 자신의 트위터에 “대사관을 잠정 폐쇄하는 독일, 프랑스 대사관 동료들과 오늘 아침 슬픈 작별을 했다”고 게재했다. 영국 대사관은 폐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