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국 중심 글로벌 공급체인 타격…3주내에 붕괴 시작될 수도”

크리스 스트리트
2020년 02월 2일 오전 10:58 업데이트: 2020년 02월 2일 오후 2:55

 

뉴스 분석

중국 수출업계가 납품지연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불가항력(Force Majeure, 천재지변·비상사태 등으로 인한 책임이행 불가)’을 선언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Markit)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물류 유통을 합법적으로 일시 중단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의 부품공급 업체들이 확보하고 있는 원자재는 약 3주분이다.

유엔 세계보건기구(WHO)가 1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의 확산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중국 국무원은 12월 말부터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휴일을 연장하고 방역을 실시하며, 도로와 대중교통 서비스를 부분적 또는 완전 폐쇄하는 등 긴급대책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중국 내 기업들은 주문받은 물량을 제때 전달하지 못해 생기는 손해배상 등의 금융 책임을 피하기 위해 중국 법에 따라 불가항력을 행사할 수 있다.

중국 보건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세계보건기구의 비상사태 발령에 의거해, 우한시 도시 봉쇄 조치로 인해 12월부터 발생했거나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물품 배송지연에 대해 업체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하기로 했다.

우한은 ‘중국의 디트로이트’로 불릴 만큼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도시로 연간 약 200만대의 승용차가 생산된다. 우한 지역 공장에서는 전 세계 자동차 관련 업체 수백 여곳에 연간 수억 개의 부품과 조립용 부속품을 수출하고 있다.

전염병 유행으로 인한 중국 공급업체들의 납품 중단·지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병 당시에도 8개월 가량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아시아 지역에서 대규모 공장 10곳을 운영했던 미국의 사업가 제임스 핀토는 에포크타임스(영문판)에 “현대적인 주문자 상표부착(OEM) 생산방식은 제조업체에 부품 재고를 수일 분량만 보유한다”고 설명했다.

OEM 방식은 주문자가 생산비용이 낮은 나라에서 생산을 주문하고, 생산된 제품에 주문자의 상표가 부착하는 생산 방식이다. 해외 자동차 업체가 인건비가 낮은 중국에서 차량을 생산한 후 볼보, 벤츠 등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식이다.

일반적인 중국의 OEM 공급체인 계약은 생산자에 조립라인 부근에 2개월분의 ‘안전재고’를 확보하도록 하고, 중국 내 공장에 추가로 3주분의 재고를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사스 사태 때도 이렇게 준비했었지만, 공급차질로 인해 약 400억 달러 추산손실이 났다.

핀토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앞두고 중국 공장들이 보유한 원자재와 부품이 3주분이 한계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초기 사회적 방역의식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공장들이 지금까지의 관행에 따라 1월 10일께 공장가동 중단하면서 기존에 확보해둔 3주분 재고를 선적해놓고 휴가를 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가동 중단에 들어간 중국 공장들이 남은 물량을 출하하면서 전 세계 공장에 공급하던 부품들의 안전재고가 바닥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OEM 공장의 경우, 만약에 사태에 대비한 백업 공급업체와 재해복구 계획을 마련해두고 있지만, 이런 백업 공급업체의 상당수는 중국이 아닌 해외에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계속될 경우 중국 내 생산과 유통 위축은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IHS마킷은 “세계보건기구가 국제 비상상태를 선포한 상황에서 중국 국무원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려 기업을 통제하고 규제를 확대할 수 있다”고 주의했다.

아시아 각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콜레라와 같은 수준안 ‘1급 전염병’으로 규정했다. 콜레라와 같은 수준이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 등 감염 위험이 높은 중국 도시에서 오는 여행객을 차단한 국가도 다수다.

IHS마킷은 세계보건기구가 충칭시와 인근 쓰촨성과 양쯔강 일대 도시를 비상지역으로 추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측했다. 또한 베이징시-광둥시-허난시-후베이성-후난성을 잇는 베이징-광저우 고속철도 노선에 위치한 도시도 위험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사스 사태로 인해 2003년 중국 국내총생산은 성장률은 약 1%P 감소했는데 그때는 두 자릿수의 경제 성장기였다. IHS마킷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중국의 경제성장 추정치는 5.8%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현재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사스 사태 때보다 훨씬 크다. 2003년 중국은 세계 6위 경제 대국이었고,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였다. 중국은 현재 세계 GDP의 16.3%를 차지하며, 세계 상품 수입의 10.4%를 차지하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다.